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대해 ‘원샷 일괄타결’에서 한발 물러서 ‘속도조절’에 나서겠다는 뜻을 비쳤다.
이는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별·동시 조치를 일부 수용한 것으로 비핵화 최종 확인 이전에 북한에 많은 것을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비핵화에 대해 “그것은 하나의 과정이 될 것”이라며 “나는 그것이 한번의 회담으로 진행된다고 결코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시작이 될 것”이라며 “나는 오늘 그들에게 천천히 하라고 말했다. 우리는 빨리 갈 수도 있고 천천히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일괄타결 방식으로 한번에 비핵화를 도출하는 기존 입장에서 후퇴한 것으로 비핵화에 대해서는 포괄적으로 합의하고 이행은 단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제재를 해제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최대 압박’이라는 말이 더는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종전 선언 가능성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12일 빅딜이 시작될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종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문제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비핵화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합류해 3국이 종전 선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전쟁의 종전 선언은 역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일”이라며 “우리가 70년이 된 한국전쟁의 종전을 논의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느냐”고 기자들에게 반문했다.
경제지원 방안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웃국가인 한국·중국·일본이 (경협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로 원조에 많은 돈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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