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초등학교 입학생과 그 부모를 위한 ‘첫걸음 문화카드’의 총 지급 금액을 20만원으로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 첫걸음 문화카드가 국민들의 문화권 향유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재정 낭비에 그칠지 주목된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날 “입학생과 학부모에게 전시·공연 관람 등 각각 10만원의 문화비를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연간 초등학교 입학생 숫자가 45만~46만명 수준임을 감안할 때 1년 예산은 총 909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걸음 문화카드 도입은 문체부가 최근 발표한 ‘문화비전 2030-사람이 있는 문화’ 계획의 일환이다. 시민들이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함께 다양한 예술 콘텐츠를 향유하면서 문화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제도적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문체부 관계자는 “문화예술진흥법 개정 사안이고 예산 확보를 위해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도 필요한 만큼 실제 시행은 2020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첫걸음 문화카드 도입 외에 모든 국민에게 적용될 수 있는 휴일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공휴일 전후에 연차 사용을 의무화는 방안도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청년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편리하게 국내 여행을 다닐 수 있도록 ‘청년통합관광교통카드’를 도입하고 80세 이상 저소득층 고령자에게 지급되고 있는 ‘통합문화이용권’의 지원금 규모도 확대할 방침이다. 장애인들의 문화예술 접근성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장애인 전용 공연장 조성과 장애인 예술교육 교재개발 등도 추진한다.
‘문화비전 2030’은 민간전문가들이 주축이 돼 작년 10월 발족한 ‘새 문화정책 준비단’에서 8개월 동안 총 8,000여 명이 참여한 토론을 거쳐 마련된 중장기 계획이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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