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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스티브 배넌의 중간선거 승리전략

이탈리아 선거서 50% 득표 성공

대중주의·민족주의 합작 배워서

이민문제로 유권자 감성에 호소

좌-우·신-구 연합체 구성 주력

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CNN ‘GPS’ 호스트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은 어두운 전망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대중주의 이념의 물결을 선도하며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입성을 일궈낸 주역인 스티브 배넌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지난주 목요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배넌은 “만일 공화당이 현재의 경로(path)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40석의 하원의석을 잃게 되고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탄핵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트럼프가 본능적으로 받아들일 법한 꽤 현명한 대안을 제시했다.

트럼프의 최측근 인사였던 배넌은 최근 이탈리아 선거에서 50%의 득표를 합작한 후 조각에 착수한 대중주의자들과 민족주의자들의 흔치 않은 동맹(coalition)에서 한 수 배우는 동시에 새로 출범하는 연정을 지원하기 위해 로마에 머물고 있다.

배넌은 미국에서 좌파와 우파, 구파와 신파를 아우르는 연합체를 구성하는 것을 자신의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견해는 이렇다. “유럽은 미국에 1년 정도 앞서 있다… (이곳에서) 개혁 의지를 지닌 대중주의와 민족주의 운동의 합작을 봤다… 미국 정치판의 지배적인 힘으로 떠오른 버니 샌더스의 요소(elements)에 트럼프 운동을 결합한 새로운 연합 형태를 여기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이 글은 배넌의 CNN 인터뷰와 방송 후 그와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현재 공화당의 전략은 중간선거를 감세와 튼튼한 경제에 대한 일련의 지역별 심판으로 몰아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배넌은 이것을 근본적으로 잘못된 전략이라고 지적한다. 선거는 전국적인 구도로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배넌은 유권자들이 세금에 대한 전문가들의 지루한 분석이 아니라 감정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다시 그의 말을 들어보자.

“이번 중간선거는 대단히 감정적인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은 (하원 민주당 원내 지도자) 낸시 펠로시와 트럼프 중 한쪽을 지지할 것이다… 트럼프의 재선 투표일은 올해 11월6일이다.”

배넌은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이민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이 감정과 이성 모두를 강하게 자극하는 이슈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이민은 단지 국가 주권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일자리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는 트럼프 연합(Trump coalition)이 실현되면 무역과 이민이 부당한 일자리 경쟁을 만들어냈다고 보는 샌더스 지지자들 가운데 근로계층에 속한 흑인과 히스패닉을 중심으로 최대 3분의1까지 공화당 진영으로 흡수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는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들에게 직설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옹호한다. 예를 들면 “H-1B 비자와 동남아시아로부터의 불공정한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 한 ‘STEM’ 시스템의 초등 단계에 머물고 있는 흑인과 히스패닉 커뮤니티를 국내 최고의 공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실리콘밸리의 최고소득 일자리를 갖게 만들 수는 없다”는 식의 주장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 생각에 이는 완전히 잘못된 견해다. 히스패닉과 흑인 학생들이 실리콘밸리의 고임금 일자리를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것은 노동 비자를 발급받은 그리 많지도 않은 숙련된 아시아계 이민자들 때문이라기보다 저소득가정 어린이들이 최대의 피해자인 망가진 교육 시스템과 더 큰 관련이 있다.

H-1B 같은 비자를 제한할 경우 재능 있는 이민자들은 캐나다·영국·호주 등 미국 외의 다른 국가에 정착해 그곳에서 창업한 후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이끌어갈 것이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도 수두룩하다.

그러나 연합체 구성이 훌륭한 선거 전략이라는 배넌의 견해는 옳다.

더욱 광범위하게 이민을 통제해야 한다는 아이디어가 주류 사회에 어필한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이슈들과 관련해 민주당은 지나치게 왼쪽으로 치우쳐 있다. 연방 이민당국에 협력하기를 거부하는 ‘불법체류자 보호도시’의 개념을 전폭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민주당은 인종·정체성과 다문화주의를 법치보다 우선시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했다.

배넌은 분석적이고 역사적인 안목을 지닌 반면 트럼프는 본능적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상황을 배넌과 유사한 각도에서 바라보고 있는 듯 보인다.

나는 지난달 칼럼에서 트럼프가 이민 문제를 앞세워 중간선거를 치를 것으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대통령이 흑인 운동선수들에게 싸움을 걸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덧붙인 바 있다.

실제로 지난 몇 주 사이 트럼프는 이민자인 갱 단원들을 ‘동물’로 매도했고 흑인들에 대한 경찰의 과잉 대응에 침묵으로 항의하는 풋볼 선수들에게 미국을 떠나라고 말했다.

배넌은 트럼프가 이제야 이민 문제를 중심으로 선거를 전국화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그는 다음번 주요 전투는 트럼프가 제안한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을 둘러싸고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경 장벽은 토템 같은 단순한 상징물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프로그램의 궁극적 핵심”이라고 강조한 배넌은 “본 회계연도의 마지막 날인 9월30일까지 장벽 건설 예산을 포함한 의회 세출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그가 정부 폐쇄를 강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분열과 반목이 조만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배넌의 주장은 아쉽기는 해도 놀랍지는 않다.

그는 “민족주의자들(nationalists)과 세계주의자들(globalists) 사이의 싸움은 지금의 미국은 무엇이며 미래의 미국은 무엇이 될 것이냐는 근원적 질문의 뿌리에 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대단히 건강하고… 내 생각에 장기간 계속될 싸움이다. 우리는 꼼꼼히 살펴봐야… 많은 싸움과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상처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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