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까지 앱스토어에서 개발자들은 1,000억달러(약 107조원)를 벌었을 겁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애플의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8)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렇게 역설했다. 쿡 CEO는 이어 전 세계에서 모여든 개발자들을 향해 “앱스토어는 여러분이 공들인 힘든 작업과 창의성을 보상해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이날 그의 발언은 앱스토어에 앱을 공급해온 개발자들이 재정적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해 불만이 누적돼 있다는 정보기술(IT) 업계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개발자 연맹(디벨로퍼스 유니언)’이라는 단체는 앱 시험사용을 통해 유료화가 손쉽게 가능하도록 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으라고 애플에 요청했다고 미 CNBC방송은 전했다.
한편 애플은 이날 아이폰, 아이패드 운영체제 차기 버전인 ‘iOS 12’를 공개했다. 주주들이 우려를 제기한 ‘모바일 중독’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앱 리미츠(App Limits)’ 솔루션을 담았고 사용자의 얼굴 형상을 트래킹하는 기술로 만들어내는 나만의 애니모지(움직이는 이모티콘) ‘미모지(Memoji)’도 선보였다.
앱 리미츠는 앱을 너무 많이 사용했다면 자신만의 기준을 설정해 사용 제한을 거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을 하루 한 시간으로 설정해 두면 한 시간이 지나는 순간 앱이 작동되지 않는 식이다. 사전에 ‘5분 남았다’는 경고를 보내준다. 물론 부득이하게 계속 앱을 써야 한다면 연장(익스텐드) 버튼으로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마치 ‘베이비시터’와 같은 기능이라고 CNN머니는 평가했다.
미모지는 애니모지의 퍼스널 버전으로 증강현실(AR)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사용자만의 고유한 카툰버전 만들기인데 피부색, 헤어스타일, 안경 등 얼굴 특성을 살릴 수 있다. 페이스 트래킹 기술은 사용자가 웃을 때 입 모양, 찡그릴때 눈살 주름까지 미세하게 캐치해 특성을 살려준다. IT매체 씨넷은 “미모지가 애니모지의 가능성을 사실상 무한대로 넓혀줬다”고 평했다. 삼성 갤럭시 S9에서 먼저 시도한 AR 이모지, 스냅의 비트모지와도 유사한 개념이기도 하다.
이밖에 애플은 비디오 채팅을 32명까지 한꺼번에 모아놓고 할 수 있는 ‘그룹 페이스타임(FaceTime)’과 음성인식 비서 ‘시리’의 숏컷(바로가기), 강화된 증강현실(AR) 기능도 함께 선보였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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