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미국의 유럽산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부과에 대응해 이르면 내달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조치)를 발동하기로 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르면 7월 예비 조치를 할 수 있다. 우리가 논의하는 사안이다”라며 미국 관세 때문에 미국 시장으로 수출되려던 철강이 유럽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EU는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로 대미 수출이 막힌 외국산 철강이 EU에 덤핑으로 유입될 것을 우려해 3월 26일 세이프가드 조사를 시작했다.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르면 EU는 역내 철강 산업에 심각한 영향이 있다는 예비조사 결과가 나오면 최장 200일간 임시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있다.
수입산 철강 25%, 알루미늄 10%로 정해진 미국의 관세는 올 3월 23일부터 효력을 띠기 시작했다. EU 제품에도 이달 1일부터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EU는 미국의 관세에 맞서 이달 20∼21일부터 미국산 수입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말스트롬 집행위원은 “우리는 건설적인 대화를 제안했지만, 미국은 거부했다. 지금 공은 미국 쪽으로 넘어갔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한편 이날 멕시코는 EU와 캐나다에 이어 WTO에 미국을 제소하기로 했다. 멕시코 경제부는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는 WTO 규정을 어겼다”면서 “WTO 우산 아래 분쟁 해결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제 상법을 계속 준수하면서 행동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조치는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받은 피해에 비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EU는 지난 1일 WTO에 양자 협의를 요청했다. 양자 협의는 WTO가 분쟁에 개입하기 전 당사국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로 최장 60일간 진행된다. 양자 협의 요청은 제소의 첫 단계로 인정된다. EU에 이어 캐나다도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조치에 반발해 WTO 제소 절차에 착수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