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부경찰서는 5일 고교생을 성폭행범으로 몰아 수백만원을 뜯어낸 혐의(공동공갈 등)로 정모(20)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성폭행 피해자 행세를 한 김모(17)양과 속칭 ‘호구’(피해자) 모집책 노릇을 한 이모(19), 윤모(19)군 등 고교 중퇴생 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 씨 일당은 행동대장, 모집책, 꽃뱀 등으로 역할까지 분담해 체계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모집책인 이군은 지난 16일 여자친구를 소개해주겠다며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18)군을 불러내 김양과 술을 마시게 했다. 이후 친구 자취방인 광주 남구 한 오피스텔 김 군을 유인해 김양과 성관계를 하도록 했다.
주범인 정씨는 휴대전화 메시지로 연락을 받고 오피스텔에 들이닥쳐 “여자애를 강간했다”며 김군을 협박하고 부모에게 연락을 하도록 했다. 이들은 경찰에 성폭행 당했다는 신고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다음 날 오후 김군 부모로부터 450만원을 뜯어냈다.
경찰은 성폭행 합의금 명목으로 청소년 부모에게 돈을 뜯어낸 일당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정씨 등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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