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4일(현지시간) 척 슈머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상원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이 ‘나쁜 합의(bad deal)’를 짊어지지 않길 바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슈머 원내대표 등은 “단지 합의를 목적으로 나쁜 합의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와 검증이 이뤄지기 전에 대북 제재를 해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와 함께 △핵·생화학 무기 해체 △군사적 목적의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생산·농축 중단 △핵 실험장과 연구·농축 시설 등 핵무기 인프라 영구 해체 △탄도미사일 시험 전면 중단 및 해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를 서한에 담았다.
특히 북측 비핵화 과정의 사찰과 검증 문제에 대해 민주당은 “북한이 비핵화를 준수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모든 핵 시설에 대한 완전한 접근이 가능해야 하며 북한의 부정행위를 차단하고 탐지할 수 있는 별도의 감시 체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슈머 원내대표 등은 북한과 협상 결과가 이 같은 기준에 이르지 못할 경우 제재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대북 제재를 해제하려면 관련법 개정이 필요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고 특히 상원은 전체 의원 100명 중 6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공화당 의원 수는 51명으로 간신히 과반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유엔 등의 일부 대북 제재는 미 정부 차원에서 완화를 추진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지도부는 “북한이 비핵화 이행을 완전히 준수하지 않을 때는 언제 어디서나 사찰과 ‘스냅백(제재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적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 외교위원회 등에 북측과 비핵화 협의에 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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