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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1번만 찍을거유" "투표함 열 때까지는 모르는겨"

[6·13 지방선거 격전지 현장을 가다] -대전

전국 민심 '바로미터'…전력투구 하는 與野

5일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로 거리에서 대전시장 후보들의 현수막 아래로 시민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대전=양지윤기자




충남은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역대 대선에서 충남 유권자들이 뽑은 후보의 득표율과 순위 모두 전국 투표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충남에 전력투구하는 이유다.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광역단체장 당선자 목표에서 대전·충남을 플러스 알파로 삼고 있다. 충청 대망론의 부푼 꿈을 날려버린 ‘안희정 쇼크’에도 대전·충남은 여당 후보들이 우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충청권 유권자들의 특성상 투표함을 열 때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5일 이번 선거의 승부처로 꼽히는 대전·충남을 찾아 충청 민심을 들여다봤다.

허태정, 여론조사서 박성효 압도

‘文 효과’ 與 필패 공식 깨질수도

장년층은 “해본 사람 뽑아야”

대전은 ‘여당의 무덤’으로 통한다. 지난 6번의 대전시장 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단 한 번. 그만큼 여당 시장에 대한 견제가 강하다. 하지만 6·13지방선거에서는 ‘여당 필패’ 공식이 깨질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등에 업은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가 박성효 자유한국당 대전시장 후보를 상대로 압승을 거두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허 후보(57.1%)가 박 후보(24.6%)를 더블스코어로 앞선다.

“우리는 속에 능구렁이가 30마리는 들어 있어서 얘기 잘 안 해줘~ 아마 얘기 듣기 힘들 걸?” “무조건 1번 찍어줘야쥬~” “투표함 열 때까지는 몰러~”



속내를 잘 밝히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충청도지만 현장에서 느낀 대전 민심은 민주당 쪽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었다.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대전시민의 연령대가 장년층에 국한된 반면 허 후보의 지지도는 전 연령대를 아울렀다. 문 대통령 후광효과 덕인 듯했다. 유권자가 된 지 얼마 안 됐다는 대학생 염모(20)씨는 “아무래도 또래 중에는 문 대통령 지지자가 많아서 다들 1번을 찍는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대흥동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황모(47)씨도 “요즘 민주당 지지도가 엄청나다. 주변에서는 ‘1번’만 달면 누가 나와도 찍어준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태평동 주민 민모(62)씨도 “무조건 1번이지. 지금 문 대통령 잘하고 있잖아. 그러니 민주당 찍어야지”라며 손가락 하나를 펴서 ‘1’을 만들어 보였다. 선거운동원들도 달라진 민심을 체감한다고 증언했다. 허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는 이모(54)씨는 “예전에는 민주당이라고 하면 명함을 읽지도 않고 버렸는데 요새는 어르신들이 먼저 인사도 해주신다”며 뿌듯해했다. 이씨와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한 할머니가 “이번에는 걱정하덜 마~ 1번이 될 겨”라고 말하며 지나갔다.

하지만 장년층 지지자들이 굳건히 버티고 있는 탓에 민주당의 압승을 속단하기에는 일러 보였다. 택시 운전을 하는 유모(70)씨는 “아무래도 (대전)시장도 하고 국회의원도 한 박성효(후보)를 뽑아야지”라며 “여론조사는 믿을게 못 돼. 내 주변은 다 2번”이라고 강조했다. 목욕을 마치고 나온 최모(75)씨도 “여당이 다 해먹으면 안 돼. 허태정(후보)은 생소하고 한 번 (시장을) 해본 박성효(후보)를 뽑을 거여”라고 말했다.
/대전=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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