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열린 서울시장 후보 공개 토론회에서 여야 후보들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자유한국당, 안철수 바른미래당, 김종민 정의당 후보는 이날 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방송3사 중계 TV토론회에 참석해 본인이 서울시장 적임자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지방선거 사전투표 개시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열린 토론회이자 마지막 TV토론회라는 점에서 서울시장 후보들 간의 신경전은 한층 치열했다.
이번 토론에서도 미세먼지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안철수 후보는 미세먼지의 가장 확실한 대책은 시장을 바꾸는 것이라며 “지하철, 버스정류장을 미세먼지 프리존으로 만들고 한국형 스모그프리타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문수 후보는 박원순 시장 재임 기간 내내 미세먼지가 증가하고 있다며 “환경 예산을 두 배로 늘려 시민들 얼굴에서 미세먼지 마스크를 완전히 벗겨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원순 후보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미세먼지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수도권, 동북아 등 대기 호흡공동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전기차 등 친환경 차도 늘려 원전, 화력발전, 미세먼지를 줄이는 1석 3조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재건축·재개발 정책에 대한 논쟁도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 3일 발생한 용산 상가건물 붕괴 사고가 거론됐다. 김문수 후보는 “며칠 전 용산 4층 건물 붕괴 사고가 났는데 지금 서울에는 재개발과 재건축이 시급한 건물들이 곳곳에 있다”며 “제가 취임하면 바로 노후화된 곳에 대해 신속하게 (재건축·재개발) 도장을 찍어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서울에 너무 위험한 건축물이 많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며 “안전을 도외시하고 주민의 원망을 살 정도로 재개발을 막은 데 따른 것”이라며 박원순 후보를 비판했다. 이에 박원순 후보는 2009년 용산참사를 거론하며 “용산참사가 왜 발생했느냐. 많은 시민이 토건적 개발방식에 의해 삶의 터전을 잃었다. 투기와 건설회사 편을 들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뉴타운·재개발 정책으로 난장판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한목소리로 ‘박원순 서울시정 7년’을 비판했다. 김문수 후보는 “박원순 시장 7년간 실업률 상승, 자영업 폐업률 상승, 출산율 저하, 미세먼지, 재개발·재건축 규제 강화, 교통지옥, 서울시 청렴도 하락 등 7대 적폐가 쌓였다”며 이번 선거는 박 시장 7년간 쌓인 7대 적폐를 대청소하는 날이라고 전했다. 안철수 후보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정부의 잘잘못을 따지는 선거가 다가왔다며 “이번에 야당 서울시장을 뽑아야 정부가 방향을 수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원순 후보는 “서울의 변화를 여기서 멈출 수 없다. 강산이 변하는 데도 10년이 걸리는데 내 삶을 바꾸는 데도 10년이 걸린다”며 내 삶을 바꾸는 10년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3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의 ‘후보 단일화’ 논쟁도 펼쳐졌다. 안철수 후보는 “박원순 시장 7년을 끝내고 싶은데 야권에서 두 명이 나와 답답하실 것”이라며 표를 더 많이 받을 후보, 이길 수 있는 후보, 야권 대표 안철수로 표를 몰아주시면 확실히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에 김문수 후보는 “서울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어야 하는데 저는 (경기지사를) 해봤다”며 한번 맡겨달라고 자신이 적임자임을 호소했다.
아울러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하느냐”는 김종민 후보의 질문에 저는 분명 시민에 의한 단일화를 말씀드렸고 많은 시민이 가능성이 큰 후보에게 표를 모아주는 방식으로 (단일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종민 후보는 “서울시민을 무시하는 단일화 팔이를 그만하시라. 서울시장이 되는 데 관심 없고 한국당과의 합당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다 안다. 새정치 안철수의 시대는 막을 내린 것 아닌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문수 후보는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에 대해 “세월호를 위해서 이미 안산에 추모공원을 만들고 많은 것을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상징 거리인 광화문광장에서 꼭 그렇게 해야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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