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12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 정상이 회담장에서 어떤 모습을 연출할지, 관전 포인트가 무엇일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회담 초반에 팽팽한 기 싸움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나는 공격적이고 단호한 아이였다”며 “2학년 때 나는 선생님의 얼굴에 멍이 들게 한 일이 있다(99페이지)”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공격적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정 박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최근 ‘김정은의 교육’이라는 보고서에서 김 위원장을 공격적인 성향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났을 때와 같이 수십초간 손을 꽉 잡고 악수를 할 수도 있고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와 같이 외교 결례 논란을 부를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 김 위원장도 성향 상 이를 그대로 넘길지 미지수여서 초반 양 정상의 행동이 우선 관전 포인트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를 ‘거래의 달인’이라고 자부하는 점과 김 위원장이 이번 거래에 정권 차원의 사활을 걸었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서에서 “나는 돈 때문에 거래를 하는 것은 아니다. 돈은 얼마든지 있다”라며 “나는 거래 자체를 위해 거래를 한다. 거래는 나에게 일종의 예술이다. 나는 뭔가 거래를 하는 것이 좋다. 그것도 큰 거래일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거래를 통해 인생의 재미를 느낀다. 거래는 내게 하나의 예술이다(17페이지)”라고 말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경험이 없어 거래에 서툴지는 몰라도 이번 회담 자체에 명운을 걸고 만반의 준비를 해올 것으로 점쳐진다.
양 정상이 모두 실용주의적 성격이라 잘 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잘 통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4월 한미 정상 통화에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방인 한국과 일본에 대미 무역흑자를 지적하며 결국 무역흑자 폭을 줄이는 등 상식을 깨고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는 실용주의자다. 김 위원장 역시 시원시원하고 돌파력이 있는 실용주의자라는 게 그를 만난 청와대·정부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협상이 잘 풀린다면 이어질 이벤트는 어느 정상회담보다 화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서에서 자신의 쇼맨십에 대해 “옛날을 돌아보면 나는 어머니로부터 쇼맨십을 물려받은 듯하다”며 “어머니는 극적이고 위대한 것에 대한 육감을 가지고 계셨다(107페이지)”고 회고했다. 김 위원장 역시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잘 연출됐습니까”라고 기자들에게 묻는 등 외부에 보여지는 것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여 북미 양국은 회담 이후 있을 이벤트에 특별히 신경을 썼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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