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비트코인 선물 가격 조작 혐의를 들어 가상화폐 거래소에 정보 공개를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력한 규제조치에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최근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 거래 정보 제출 영장을 발부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FTC는 가격 조작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재무부와도 공조하고 있다. 미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에 10일 오전 11시(한국시각)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전 주 대비 각각 5.21%, 7.26% 내린 7,313.01달러, 576.64달러에 거래됐다.
구체적으로 어떤 거래소가 영장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가격에 기준이 되는 비트스탬프, 코인베이스, 잇빗, 크라켄 4개사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CME는 4개사에 금융사기 방지 등을 위해 거래 정보를 요구했지만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내부 정보라며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CME는 특정 시간·일부 시장 참가자로 제한한 거래 정보만 제공받고 있다.
CFTC는 거래소의 정보 공개 거부가 가상화폐 시장의 위험성을 조장한다고 판단하고 거래 정보 공개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CFTC는 ‘스푸핑(spoofing)’이라는 가상화폐 가격 조작 행위에 대해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푸핑은 다른 투자자들이 가상화폐 수급에 중대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착각하게끔 대량 주문을 내놓는 행위로 투자자들의 대량 매수를 추동해 가격이 뛰면 가상화폐를 팔아 차익을 남기는 행위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비트코인 가격 조작 행위는 없다고 해명했다. 제스 파월 크라켄 최고경영자(CEO)는 “가격 조작 행위는 거의 수익을 볼 수 없는 일에 엄청난 리스크를 떠 안고 뛰어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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