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을 외치는 여성들의 혜화역 시위가 하루 지난 시점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몰래카메라) 사건’에 대한 경찰의 성(性)차별 편파 수사를 비판하는 여성들은 9일 혜화역 부근에서 대규모 시위를 진행했다.
포털사이트 카페를 통해 모인 이들은 이날 오후 3시경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에서 경찰 추산 1만5천여명(주최측 추산 2만2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불법촬영 편파 수사 2차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홍대 몰카사건을 두고 “한국 경찰은 몰카를 신고해도 수사하지 않는다”며 “‘한남충’(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은어)을 수사 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함과 동시에 “여성 경찰청장과 검찰총장을 임명하라”, “경찰 성비를 남녀 9대1로 해야 한다”는 등 과격한 발언도 등장했다.
사건의 발단이 된 몰카에 대해서는 “찍는 사람도, 올리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모두 구속수사하라”며 “피해자 죽이는 몰카 판매, 유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붉은 계열의 옷을 통일해 입고 나온 참가자들은 이후 긴 머리를 짧게 잘라내는 삭발식, 남성들이 몰카를 찍는 모습을 구현한 ‘미러링’, 경찰청장에게 보낼 수사규탄 편지를 흔드는 퍼포먼스 등을 이어갔다.
운영진은 “무대에서 보면 붉은 행렬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자매들을 보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여기서 멈추지 말고 불꽃처럼 편파 수사 박살 내는 날까지 함께하자”고 말했다.
혜화역 시위 관련기사가 쏟아진 이후 인터넷상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여성들과 이들이 외친 ‘구호’를 비판하는 이들의 갑론을박이 하루가 지난 후에도 뜨겁게 번지고 있다.
한편 참가자들은 지난달 1일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게시판에 직접 찍은 남성 모델 A씨의 나체 사진을 찍어 올린 혐의로 재판 중인 안모(25)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성차별로 인한 편파 수사’라며 집회를 기획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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