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연방금리선물시장에서 연준이 12~13일 FOMC 회의 후 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92.5%에 달했다. 시장은 미 실업률이 18년 만의 최저치인 3.8%로 완전고용 수준인데다 감세에 따른 기업 투자 증가 등으로 성장률도 호조를 나타내 연준이 이번 FOMC에서 현행 1.50~1.75%인 기준금리를 1.75~2.00%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인상이 실행되면 미 기준금리 상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2%로 복귀하게 된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달러가치 상승을 견인하면 통화가치 급락과 자본유출 등 위기를 맞은 아르헨티나·터키·브라질 등 신흥시장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아르헨티나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과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간신히 숨을 돌리고 있는 외환시장이 FOMC를 전후해 또다시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연준이 6월 금리 인상에 이어 하반기에도 긴축 속도를 높여 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 한 차례에서 두 차례로 늘릴 경우 신흥국들뿐 아니라 한국도 테이퍼텐트럼에 맞닥뜨릴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국내 경제전문가는 “한미 간 금리역전의 마지노선은 0.75%포인트 정도”라며 “이를 넘어서면 외국인 투자가가 대량 자금회수에 나설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3일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한미 간 금리차이는 0.5%포인트로 벌어지며 경기 부진으로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한 차례 정도만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준의 긴축 행보가 빨라진다면 격차는 단숨에 0.75%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연준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14·15일 잇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도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이다. ECB는 이번 회의에서 양적완화(QE)의 출구전략에 대해 선제적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 유로존에 긴축의 신호탄이 오를 수도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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