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회승의 합류 이후 발표한 ‘진짜가 나타났다’, ‘뜨거운 감자’를 통해 유쾌한 매력으로 사랑받았던 밴드 엔플라잉(이승협, 권광진, 차훈, 김재현, 유회승)이 4개월 만에 ‘하우 알 유 투데이(HOW R U TODAY)’로 활동을 재개했다.
헤어진 연인에게 보내는 쓸쓸한 메시지를 담은 곡을 통해 엔플라잉은 ‘서정 섹시’ 콘셉트를 표방하며 이전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짧은 시간 동안 완벽한 변신을 이루기 위해 멤버 전원이 몸무게를 4kg 이상 감량 했고, 이 과정에서 회사에서 ‘수액 요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링거 투혼도 불사했다. 걱정과 우려와 달리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
- ‘서정 섹시’라는 콘셉트로 변신하게 된 이유는?
재현 : 이번 콘셉트는 팬 분들과 함께 만든 거예요. 저희가 어떤 콘셉트를 했으면 좋겠다고 여쭤봤을 때 서정적인 것, 섹시한 것을 가장 많이 꼽아주셨더라고요. 상반된 느낌일 수 있는 두 가지를 섞어서 엔플라잉만의 느낌으로 만들어보자고 해서 나온게 바로 이번 ‘하우 알 유 투데이’에요. 팬 분들 뿐 아니라 무대를 본 다른 가수 팬들도 ‘쟤네가 그 감자야?’라고 놀라워하시더라고요.
회승 : 매 앨범 준비할 때마다 공들여서 연습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의견 조율도 많이 하고 퍼포먼스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손 끝 움직임까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 새로운 콘셉트를 하는 게 어색하지는 않았나.
승협 : 계속 ‘나는 섹시하다’고 최면을 걸었어요.
재현 : 말이라도 그렇게 해야 섹시한 게 표현이 될 것 같더라고요. 아침에 씻고 나올 때마다 ‘섹시하다’고 말하면서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심어줫어요.
- 지난 ‘뜨거운 감자’ 활동 당시에 팬들을 위해 직접 만든 ‘감자 응원봉’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이번에는 종이 비행기로 바뀌었더라
재현 : 이번 뮤직 비디오를 제주도에서 찍어서 이번 응원봉은 ‘한라봉’이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감자봉 만드는 것보다 시간이 적게 들어서 대기실에서 시간 날 때마다 만들고 있어요.
광진 : 한라봉이 좋은 게 저희가 공연할 때 이벤트처럼 마지막에 날려주시더라고요.
- 지난 4월 유회승의 ‘복면가왕’ 출연이 화제였다. 주변 반응이 어땠나
회승 : 저희 멤버 형들 빼고는 대부분 다 놀라셨어요. 이렇게 잘 할지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네가 3라운드까지 갔다고?’ 놀라시는 분들도 많고, 저를 새롭게 봐주시는 분들도 많아져서 기분이 좋았어요.
차훈 : 저는 오히려 회승이가 가왕이 안됐다는 것에 더 놀랐어요.
- 지난 앨범 활동 당시, 유회승은 출입국 신고서에 ‘가수’라고 적을 때 연예인이 된 걸 실감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반대로 형들이 봤을 때 막내 회승이 연예인이 됐다고 실감했을 때는 언제인가
광진 : 메이크업을 받다보면 피부가 안 좋아질 수 있는데, 꾸준하게 피부관리를 하더라고요. 예전보다 자기 관리가 투철해진 것 같아요.
승협 : 예전에는 무대 위에서 저를 쳐다보면서 의지하는 느낌이 있는데 이제는 저를 잘 안 쳐다봐요. 자기 갈 길 가더라고요(웃음).
재현 : 무대 위에서도 많이 노련해진 것 같아요. 예전 같으면 퍼포먼스에 있는 손끝 움직임도 굉장히 투박하게 했을 텐데 지금은 굉장히 자연스럽게 하더라고요. 또 카메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각도 조절도 잘 하는 것 같아요.
- 최근에 데뷔 3주년이었다. 어떤 느낌이었나
차훈 : 3년이라는 시간이지만 2년 가까이 공백기가 있었잖아요. 팬 분들은 그 시간을 아픔이라고 많이들 표현해주더라고요. 그 아픔을 같이 겪고 견뎌온 전우애 같은 게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요. 앞으로 저희가 할 무대나 공연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그 아픔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해요.
승협 : 그래서 우리는 쉬면 안 돼요. 그리고 얼마 전에 회승이도 300일이었어요. 그래서 팬카페에 회승이한테 편지를 남겼죠. 잔소리하는 형이라서 미안하다고.
- 유쾌한 매력과 서정 섹시를 모두 소화하면서 선택지가 넓어진 느낌이다. 그만큼 고민도 커질 것 같은데
재현 : 사실 저는 이번 앨범을 낼 때 걱정을 많이 했어요. 유쾌한 모습을 하다가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을까 싶었죠. 그래서 멤버들과 이야기도 많이 했고요. 확실히 선택지가 넓어질수록 어려워지더라고요. 이 앨범이 끝나고 다시 유쾌한 걸 한다면 또 어떤 느낌일까 고민도 돼요. 이건 모든 아티스트들이 똑같을 것 같아요.
승협 : 유쾌하고 재미있는 앨범을 보여드린 상태에서 180도 바뀐 앨범을 낼지, 이전 모습은 조금 유지하면서 변화를 시도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어요. ‘갑자기 얘네 왜 이렇게 변했지?’라고 하실까봐 걱정도 많았고요. 다행히 팬 분들도 이번 콘셉트를 원하셨고, 회사에서도 저희 의견에 귀를 많이 기울여주셔서 만족스러운 앨범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앞으로 계획
재현 : 라이브 공연을 많이 하려고 해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팬 분들도 만나서 저희의 음악을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이번에도 7월에 홍대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어요. 엔플라잉의 모든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은 공연이잖아요. 그런 공간을 많이 만들려고 준비 중이에요.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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