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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울리는 제주.서도의 모던 국악

국립국악관현악단 '모던 국악 기행' 마지막 무대

2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서 선봬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제주·서도의 흥’으로 최근 1년간 이어온 ‘모던 국악 기행’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지난해 6월부터 국립관현악단은 대표적인 전통음악과 지역 음악의 특성을 토대로 창작한 현대음악을 소개하는 ‘모던 국악 기행’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경기, 남도, 강원, 영남 등 대표적인 지역의 소리와 현대음악의 만남을 모색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오는 29일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모던 국악 기행의 주제는 제주·서도의 흥으로 1부에서는 제주·서도 소리의 명맥을 이어온 명창과 퉁소 연주, 2부에서는 지역 전통음악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실내악곡 두 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의 시작은 제주지역의 민요가 연다. 제주 해녀들이 부르던 ‘서우젯소리’ 민요 ‘오돌또기’, 제주도 지역의 대표적 명승지인 영주십경(제주도에서 예로부터 자연 경관이 뛰어난 열곳의 경승지)을 노래한 민요 ‘영주십경가’ 등을 고성옥 명창의 소리로 들어볼 수 있다.

국내에선 흔히 들을 수 없는 퉁소 연주도 들어볼 수 있다. 퉁소는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향악은 물론 종묘제례악 등 당악에도 널리 쓰인 악기지만 일제 시대 저항적이고 선동적인 악기로 분류되며 환영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번 무대에선 퉁소 연주자 최여영이 ‘애원성’, ‘아스랑가’, ‘라질가’ 등 함경도 민요를 퉁소의 토속적인 음색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지는 무대는 평안도 및 황해도 지방에서 전승된 민요나 잡가 등을 뜻하는 서도소리다. 오래전부터 대륙과 인접한 거친 풍토에서 북방 이민족과 함께 굳세게 살아온 서도지방민들의 생활감정을 엿볼 수 있다. 무대에는 황해도 벽성군 출신으로 1938년부터 해주와 평양에서 서도소리를 배워온 박기종 명인(이북5도 무형문화재 제2호 보유자)이 직접 오른다.

2부에서는 제주·서도지역 전통음악의 특징을 기반으로 새롭게 창작된 실내악 작품 두 곡이 연주된다. 백대웅 작곡의 퉁소협주곡 ‘만파식적의 노래’가 현대적인 실내악 버전으로 편곡되어 첫 선을 보인다.

특히 공연의 마지막은 강은구 작곡의 ‘제주할망’이 장식한다. 이번 공연에서 처음 선보이는 ‘제주할망’은 제주 지방에 전승되어온 ‘봉지가’, ‘망건짜는 소리’, ‘사대소리’ 등의 민요를 소재로 한 곡으로,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제주사람들의 모습을 음악으로 풀어낸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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