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에서 미래의 범죄자를 처단한다는 명목으로 살인도 서슴지 않고 있는 이동건과 정진영. 하지만 이들을 단순히 악인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9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스케치: 내일을 그리는 손(이하 스케치)’(극본 강현성, 연출 임태우)의 김도진(이동건)과 장태준(정진영)은 ‘살인’이라는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악인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자신들만의 정의를 구현하고 있는 이들은 ‘정의’라는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끔 한다.
#1. 인간적 연민
김도진은 특전사 출신으로 누구보다 정도만을 지켜왔던 사람이다. 하지만 자신이 집을 비운 사이 연쇄 성범죄자 정일수(박두식)에 의해 사랑하는 아내와 뱃속의 아이까지 한꺼번에 잃었고, 그의 인생엔 슬픔과 분노만이 남았다. 그런 그의 앞에 미래를 보는 남자 장태준(정진영)이 나타나 “더 큰 범죄와 더 많은 피해자를 막기 위해 예비 범죄자를 처단하자”고 제안했다. 도진은 범죄로 희생된 피해자, 그리고 본인처럼 남아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장태준과 손을 잡았다.
#2. 미래의 범죄자
김도진은 법을 초월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는 킬러가 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연쇄 성범죄자 서보현(김승훈), 정지훈의 약혼녀 민지수(유다인), 그리고 아내를 죽인 정일수까지 총 세 번의 살인을 저질렀다. 목격자란 이유로 살해된 민지수를 제외하고, 서보현과 정일수는 모두 또 다른 희생자를 만들 수 있는 범죄자들이었다. 그리고 현재 타깃으로 쫓고 있는 남선우(김형묵) 역시 치명적 결함이 있는 신약 출시를 앞두고 있는 제약회사 사장이다. 만약 남선우를 처단하지 못하면 그 신약으로 인해 수십, 수백 명의 피해자가 생길 것이다.
#3. 신념과 가치의 대립
김도진과 장태준은 범죄자를 미리 처단함으로써 더 많은 희생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들은 선과 악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정의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들의 비뚤어진 정의는 신념과 가치의 대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명을 위해 백 명을 희생자로 만들 것인지, 혹은 백 명을 살리기 위해 한 명을 희생할지, 그 판단은 시청자들의 몫이 됐다. 김도진과 장태준의 정의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스케치’, 매주 금, 토 오후 11시 JTBC 방송.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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