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김기덕(58)이 언론 앞에 나와 자신을 둘러싼 성폭력 의혹이 모두 허위라고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김 감독은 12일 오후 1시 30분께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홍종희 부장검사)의 고소인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방송에 나온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자신이 영화를 만들면서 나름대로 인격을 갖고 존중하면서 배우와 스태프를 대했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부분들은 섭섭함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은혜를 아프게 돌려주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또 지난 22년 동안 23편의 영화를 만들면서 나름 작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PD수첩은) 그런 감독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가 없는 아주 무자비한 방송”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PD수첩 방송의 객관성·공정성을 규명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여배우 A씨가 지난해 자신을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고소했다가 혐의없음 처분이 난 것을 두고 최근 A씨를 무고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지난 3월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란 보도물을 방영한 MBC PD수첩 제작진과 방송에 출연한 A씨 등 2명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에 포함했다.
앞서 A씨는 2013년 개봉작 ‘뫼비우스’ 촬영 중 김 감독이 성관계를 강요하거나 남성배우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도록 했다며 작년 여름 김 감독을 고소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박지영 부장검사)는 지난해 12월 성폭력 혐의는 모두 무혐의로 판단하고 김 감독이 A씨의 뺨을 때린 혐의만 약식기소했다.
A씨는 검찰의 무혐의 판단에 불복해 재정신청을 냈으나 서울고법 형사31부(배기열 부장판사)는 지난달 18일 불기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이를 기각했다. 재정신청은 검찰이 기소하지 않기로 한 사건에 대해 법원에 검찰 처분의 불법·부당 여부를 가려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검찰은 이날 김 감독의 주장을 들어본 뒤 A씨 등을 상대로 무고 및 명예훼손 혐의점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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