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진흙탕 선거가 또 있을까. 역대급이라는 오명을 받는 6.1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전이 마지막날에도 흙탕물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투표일을 하루 남겨둔 가운데 포털사이트 선거 뉴스의 가장 큰 이슈는 여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배우 김부선의 스캔들이다. 막판까지 폭로전이 이어지면서 정책·공약 대결은 실종됐다.
이재명 후보는 공식 선거전에 앞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가 누구냐는 의혹에 시달렸다. 지난 대선 당시 이 후보 측을 지지한 해당 계정주는 문재인 대통령과 故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방을 늘어놓은 바 있다. 이 계정주가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라는 주장이 불거지면서 논란은 사생활과 가족사로까지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는 선거 한 달 전인 지난달 13일 이 후보의 이른바 ‘형수 욕설 음성파일’을 거론하고 민주당에 후보 교체를 요구했다. 한국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지난달 24일 해당 녹음파일의 원본과 증폭 버전 등 총 38분 58초 분량의 욕설 파일 5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가장 큰 의혹은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로부터 나왔다. 김 후보는 지난달 29일과 이달 6일 TV 토론회에서 수 년 전 흐지부지 끝난 이재명 후보와 배우 김부선과의 스캔들 의혹을 다시 수면위로 끌어올렸다.
소설가 공지영 씨도 이에 가세했고, 김부선이 TV인터뷰에서 “내가 살아있는 증인”이라며 이 후보와 연인관계였음을 주장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번졌다. 김씨의 딸 배우 이미소도 “어머니와 이 후보의 사진을 내가 폐기했다”고 주장해 이 논란은 선거전의 최대 이슈가 됐다.
이에 맞서 이재명 후보 측은 남경필 후보의 ‘제주도 땅 투기’ 의혹과 함께 ‘동생 버스회사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작전을 벌였다.
또 “한국당 남 후보가 16년간 국회의원 시절을 통틀어 15건의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킨 법안이 10건에 불과하고, 이중 6건은 ‘가족 땅 특혜법안’이다”라며 배경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경기지사 선거전이 비방·폭로전 양상을 띄면서 지역 현안과 관련한 정책·공약 대결은 사라져버렸다. 역대 지방선거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정책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선거로 기억될 최악의 난타전이 선거 막판까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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