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13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서울시장 선거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문수 자유한국당·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야권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2위 싸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 이후 야권 정계개편의 주도권은 물론 향후 정치생명이 걸려 있는 만큼 두 후보 모두 선거 전날까지 상대방을 겨냥한 열띤 공방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원순 7년의 실패를 심판하고 박원순 3선을 저지하려 한다면 스스로 사퇴하고 확실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저를 돕는 게 ‘속죄의 길’”이라며 “이대로 가면 지지도 3위의 안 후보는 정치무대에서 영영 사라질 것”이라며 ‘안찍박(안철수를 찍으면 박원순이 된다)’ 공세를 이어갔다.
이에 이날 안 후보도 의원 시절 자신의 지역구였던 노원구 유세에서 “박원순의 7년 실정 끝내고 3선을 막으려면 3번 안철수를 찍어달라. 안철수를 찍으면 안철수가 되고 김문수를 찍으면 반대로 박원순이 된다”며 “김문수를 찍어 사표를 만들지 말아달라”고 반격했다.
단일화에 실패한 두 후보가 난타전을 벌이는 것은 현재의 정치상황과 맞닿아 있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패배가 예고된 만큼 선거결과에 따라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은 정계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수야당발 정계개편이 본격화되면 서울시장 선거의 유일한 변수였던 야권 단일화를 무산시킨 3등 후보는 박 시장의 3선을 도운 일등공신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구원투수라는 명분이 있는 김 후보보다는 지난 19대 대선에서도 3등을 차지한 전력이 있는 안 후보가 정치생명에 치명타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