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압승을 거둠에 따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더욱 공고히 추진될 전망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안전진단 등 재건축에 대한 압박이 유지되는 것은 물론 추진중인 보유세 강화 및 후분양제 역시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과거 지방선거 과정에서 나온 지역 개발 호재 등에 힘입은 부동산 시장의 반전을 이번에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잠실 재보궐 선거에서 종부세 개선 등을 공약한 여당 실세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정책 기조에 일부 궤도 수정은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열린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장을 더불어민주당이 휩쓸어 가면서 기존의 부동산 정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보유세 개편과 후분양제 등이 속도가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오는 21일 공청회를 열어 보유세 개편 권고안 초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부동산 보유세 개편 시나리오로는 종합부동산세를 손대는 방향이 주로 거론돼 왔다. 부동산 업계에선 법 개정 사항인 세율을 올리기보다는 현재 시가 대비 60~80% 수준인 공시지가를 현실화하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80%에서 90~100%로 높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후분양제 시행도 관심사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달 말 후분양 로드맵을 담은 ‘제2차 장기주거종합계획 수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렇게 최근 1년여간 지속적으로 추진된 규제 일변도 정책에 더해 보유세 강화 등의 후속 조치까지 이어져 하락세로 돌아선 서울 부동산 시장이 당분간 반등의 기회를 잡기 힘들지 않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주목되는 것은 이번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권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의 공약이다. 문재인의 복심(腹心)’을 자처한 최 후보는 1세대 1주택자의 보유기간·소득을 고려해 종합부동산세를 공제해 주는 현행 제도를 손질해 공제 혜택을 더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추면서도 현지 유권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겠다는 맞춤형 처방이다. 송파을은 잠실동과 문정동 등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는 물론 최근 수년간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단지들이 밀집된 지역이다. 양지영R&C연구소가 한국감정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근거로 지난해 5월~올해 5월 아파트 평균 매매 시세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송파구 상승률이 16.35%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그만큼 부동산 정책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지역에서 여당 실세가 의원으로 당선되면 주민들의 요구가 정책에 어느 정도 반영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여당의 압승으로 지방선거가 부동산 시장 기류에 모멘텀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다만 각 기초자치단체별로 당선인의 부동산 관련 공약이 해당 지역에 기대감을 일으킬 수는 있다”고 전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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