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14곳을 거머쥐며 압승했다. 전국 12개 지역구에서 함께 진행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은 11곳을 싹쓸이했다. 반면 야당은 대구·경북과 무소속 당선된 제주를 뺀 나머지 광역단체장선거에서 참패했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야당은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과 함께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60.0% 진행된 14일 오전1시30분 현재 전체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민주당 후보 14곳, 자유한국당 후보 2곳, 무소속 후보 1곳에서 각각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서울(박원순), 경기(이재명), 인천(박남춘) 등 수도권과 부산(오거돈), 울산(송철호), 강원(최문순), 대전(허태정), 세종(이춘희), 충남(양승조), 충북(이시종) 등에서 사실상 당선을 확정했다. 또 안방인 광주(이용섭), 전남(김영록), 전북(송하진) 등 호남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한국당은 보수 텃밭인 대구(권영진)와 경북(이철우)에서만 겨우 당선자를 배출했다.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경남지사의 경우 1·2위가 엎치락뒤치락하다가 53.6%의 개표가 진행된 현재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50.6%의 득표율로 김태호 한국당 후보(46.7%)를 제치고 당선이 유력시된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진행된 12곳의 국회의원 재보선도 대부분 지역에서 민주당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여당의 승리는 집권 2년차에도 여전히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광 효과가 일등공신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4·27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선거 전날 열린 6·12 북미 정상회담 등 메가톤급 이슈도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반면 야당은 인물난과 전략 부재의 한계를 드러내며 패배를 자초했다. 또 막판 뒤집기를 노릴 수 있는 후보 단일화까지 실패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날렸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야권은 곧장 정계개편의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선거 패배의 책임에 따른 대표직 사퇴를 시사했고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도 14일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방선거의 잠정 투표율은 60.2%로 지난 1995년 첫 민선 지방선거(68.4%)를 제외하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2000년 이후 단 한 번도 넘지 못했던 마의 60% 벽을 넘게 됐다. 일찌감치 여당의 압승이 예견된데다 선거 전날 열린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이슈로 투표 참여가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지난해 대선 이후 유권자들의 정치참여 의식이 높아지고 사전투표 문화가 정착되면서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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