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러시아의 한 여성 정치인이 월드컵 기간 러시아 여성들은 유색인종 등의 외국인과 성관계를 갖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야권인 러시아공산당 소속의 7선 의원으로 하원 가족·여성·아동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타마라 플레트뇨바 의원이 13일(현지시간) 라디오방송 ‘고보리트 모스크바’(Speaks Moscow)에 출연해 이러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플레트뇨바 의원은 “우리는 우리 애를 낳아야 한다. 알다시피 혼혈 아이들은 고통을 받으며 옛소련 시절부터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인종(백인)이면 그나마 낫지만 다른 인종이면 더 심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록 난 민족주의자는 아니지만, 분명히 아이들이 고통받는 걸 알고 있다”며 “(외국인 남성이) 아이들을 버리고 떠나면 그들은 엄마와 남게 된다”고 덧붙였다.
플레트뇨바 의원은 “우리나라 내에서 사랑으로 결혼하길 바란다”면서 “민족은 중요하지 않지만 러시아 국적 사람들이 훌륭한 가정을 이루고 다정하게 살고 아이들을 낳고 기르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플레트뇨바 의원은 차별을 받는 혼혈아를 가진 미혼모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여론의 비난 목소리가 거세다.
같은 라디오방송에서 알렉산더 셰린 의원은 외국인들이 금지된 물질을 퍼트릴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또 다른 의원은 외국인 축구팬들이 바이러스로 러시아를 감염시킬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과 러시아 월드컵조직위원회는 즉각적인 반응을 하지 않은 상태다.
한편, 러시아 월드컵은 14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 니즈니노브고로드, 소치 등 러시아 11개 도시 12개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개막식은 14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개최된다.
/김주원 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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