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LA갤럭시)는 스웨덴축구를 세계에 알린 슈퍼스타지만 지금의 스웨덴 대표팀에 결코 반가운 존재는 아니다. 2016유럽축구선수권(유로2016) 이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그는 스웨덴이 이탈리아와의 플레이오프 끝에 어렵게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내자 언론을 통해 복귀 의사를 타진했다. 얀네 안데르손 대표팀 감독의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 직접 물어오거나 협회를 거치지 않고 미디어를 이용한 것에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안데르손 감독은 “대표팀은 오고 싶으면 오고 나가고 싶으면 나가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단호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조직력 와해를 우려해 월드컵 엔트리에 끝내 이브라히모비치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그런 이브라히모비치가 15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에 들어갔다. 스폰서인 비자카드의 홍보대사로서 개인자격으로 월드컵을 찾은 것이다. 그의 월드컵 방문은 스웨덴 대표팀에 득이 될 리 없다. 오는 18일 스웨덴과 맞붙는 한국으로서는 반가워해도 좋을 소식인 셈이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스웨덴 대표팀을 자극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는 15일 “내가 없기 때문에 스웨덴은 상대에 그다지 부담을 주지 못할 것이다. 내가 있었다면 모든 경기에서 승리에 대한 기대가 있었을 텐데…”라며 “우리 선수들이 그저 즐기고 오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스웨덴과 같은 F조의 독일에 대해서는 “정말 좋은 팀은 11명이 아니라 22명의 환상적인 선수를 보유한 팀이다. 한 명의 스타에 의존하지 않는 독일은 팀 자체가 스타라서 강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아직 스웨덴 대표팀과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대회 기간 여러 경기장을 돌며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라 스웨덴 대표팀 스태프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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