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일정상회담 의사를 다시 한 번 타진했다.
아베 총리는 16일 요미우리TV에 출연해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큰 결단이 필요하다. 크게 기대한다”며 “북한과 신뢰관계를 증진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잇따라 열리는 상황에 자신도 대화 국면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는 북한을 담당하는 기관들에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일정 조율에 나서라고 지시했으며, 외무성을 중심으로 북한과 다각적인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무성 실무자는 지난 14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국제회의를 계기로 북한 관계자와 만나 납치 문제 등에 대한 일본 측의 입장을 전했다고 외무성이 밝혔다.
고노 다로 외무상은 오는 8월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기간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별도 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핵 위협이 없어짐에 따라 평화의 혜택을 받는 일본 등이 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기 위한 별도 국제기구 창설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는 국제기구를 만들어 북한 지원을 하면 참가국들이 대북 직접지원이라는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그러나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 지원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납치문제 해결 시점에 관해서는 “모든 납치피해자를 귀국시키는 때”라고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입장에도 이해를 표시하면서 “북한은 미국의 선의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추가로 구체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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