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최전성기를 구가했던 건륭제 시대에 만들어진 도자기 꽃병이 경매에 나와 205억원에 낙찰됐다.
17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소더비 경매에서 18세기 청나라 건륭제 시대에 제작된 꽃병이 1,420만파운드(205억원)에 최종 낙찰됐다. 입찰가는 최초 44만파운드(6억4,000만원)로 시작했지만, 이후 30배 이상 급증했다.
꽃병의 높이는 약 30cm로 꽃병에는 건강과 장수를 상징하는 ‘십이장생’에 해당하는 소나무와 사슴이 그려져 있다. 소더비 측은 정밀조사 결과 이 꽃병이 건륭제를 위해 징더전시 특별공방에서 제작된 분채 자기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건륭제는 1735년부터 1795까지 60년을 재위하며 청나라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황제다. 소더비 측은 “화병은 중국 청나라 때 널리 제작된 백자에 그림을 그리는 분채 기법을 이용한 작품”이라며 “현존하는 도자기 작품 가운데 건륭제 시기에 제작된 분채 화병은 극히 드물다”고 설명했다.
꽃병은 프랑스 파리 근교에 사는 한 가족의 조부모가 19세기 말에 입수했지만 누구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빈 구두 상자에 넣어진 채 다락방에서 수십 년 동안 방치돼 있었다. 꽃병 주인은 “화병은 조부모가 친척에게 물려받은 유품 중 하나”라면서 “우리는 화병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신발 상자에 넣어놨다”고 말했다.
청나라 시기의 희귀 자기는 최근 천문학적인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지난 4월 홍콩에서 개최된 소더비 경매에서는 건륭제의 조부 강희제 시기에 만들어진 법랑 접시 한 점이 3,040만달러(327억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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