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단독회담 도중에 서로 직통 전화번호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북미 정상은 지난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단독회담을 하던 중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과 김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각각 잠시 회담장으로 불러 이들을 통해 서로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누가 먼저 번호 교환을 제안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이날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내 책상 위에 있는 핵 단추를 없애버리게 한 사람’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핵 단추를 없애게 됐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확대회담에서 ‘전 세계 사람들이 한가지 알아야 할 것은 내 책상 위에 있는 핵 단추를 없애버리게 한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것’이라며 ‘전 세계 사람들이 핵단추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치워지게 됐다는 걸 알고 당신(트럼프 대통령)을 존경(respect)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올 초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서로 자신의 집무실 책상 위 ‘핵 단추 크기’로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
그러나 북미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날’(매년 6월 셋째 주 일요일)인 17일 계획을 묻자 “북한에 전화하려고 한다”며 북미 정상 간 직접 소통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를 거론했으나 일각에서는 통화가 아닌 방식으로 소통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정상이 직통 전화번호를 주고받기는 했지만 아직 북·미간에는 지난 4월 4·27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설치된 남북 정상 간 핫라인과 같은 공식 채널이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교환한 전화로는 안부 정도의 간단한 통화 이상은 힘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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