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민족의 염원이자 과업이지만 통일을 바라지 않는 세력이 있을 수 있고 이들을 청산하지 못하면 우리가 가려는 길을 갈 수 없다는 상상을 했습니다. ‘인랑’은 그런 영화적 상상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김지운 감독은 18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처음 시나리오를 준비할 때만 해도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통일은 그 자체가 공상과학(SF)이었고 그만큼 민족적 염원이 크고 요원한 일이기도 했다”며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혼돈기를 가까운 미래의 상황으로 설정해본다면 한국형 SF로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앞서 ‘밀정(2016)’ ‘악마를 보았다(201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등을 연출한 김 감독은 독특한 소재와 캐릭터를 다양한 장르에 녹여내 ‘장르의 마술사’로 통하는 충무로의 대표적인 흥행감독이다.
‘인랑’은 오시이 마모루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해 김 감독이 각색한 작품으로 남북이 통일을 준비하고 있는 2029년을 배경으로 통일에 반대하는 세력 ‘섹트’와 경찰 ‘특기대’의 정예조직 ‘인랑’ 간의 대결을 그린 SF 영화다. 김 감독은 “인간 병기로 길러진 한 인물이 내면의 갈등을 겪게 되는 멜로, 미래를 배경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열강들, 내부의 테러단체와 국가기관들이 벌이는 암투를 그린 SF를 녹여놓은 액션 대작”이라며 “지금까지 만들어온 다양한 장르 영화의 요소와 재미를 한 영화에 담는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는 강동원·정우성 등 국내의 대표적인 미남 배우들이 총출동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정예 특기대원인 주인공 임중경 역을 맡은 강동원은 김 감독의 단편영화 ‘더 엑스’로, 특기대 훈련소장 장진태 역을 맡은 배우 정우성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각각 김 감독과 인연을 맺었고 김 감독과는 이번이 두 번째 작품이다. 김 감독은 “누군가 ‘인랑은 장르가 비주얼’이라는 말을 했는데 화면 안 배우들의 모습을 보니 강동원과 정우성은 극 중 캐릭터 자체라고 할 정도로 대체가 불가능한 배우들이었다”며 “강동원은 만화에서 나온 것 같은 특유의 태와 뉘앙스로, 정우성은 관록과 완숙된 연기로 작품에 무게감을 더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제작기 영상에서는 디스토피아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지하 수로와 30㎏에 달하는 강화복, 화려한 액션 장면 등이 소개되며 기대감을 높였다. 김 감독은 “113회에 달하는 촬영 회차, 7개월에 달하는 촬영 기간 등의 지표가 말해주듯 한 장면 한 장면을 공들여 찍었고 그만큼 배우와 스태프들의 노고가 담긴 작품”이라며 “관객들에게는 놀랍고 멋지고 재미있고 섹시한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7월27일 개봉한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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