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주군 창설’을 선언하며 우주패권 경쟁에 불을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국가우주위원회(NSC) 관계자 및 전직 우주 비행사들과 만나 “미국을 지키는 것에 관해서라면 우주에 미국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미국이 우주를 지배하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는 공군과 우주군을 갖게 될 것이고 (둘은) 별개지만 대등하다”고 말했다고 NBC뉴스가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우주군 창설 감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군 병과는 육군·해군·공군·해병대·해안경비대 등 다섯 개로 나뉘며 우주군이 공식 창설되면 여섯 번째 병과가 된다. 우주군은 우주탐사에 중점을 두는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과 달리 군사·국방 분야를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주개발 문제를 ‘국가안보 문제’로 규정하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 경쟁국이 우주 분야에서 미국을 앞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우주패권을 둘러싼 경쟁에서 이들 국가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천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항상 (우주개발을) 주도했으며 중국이나 러시아 또는 다른 국가가 우리를 앞서나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내 행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우주여행 국가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주군 창설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병과 신설은 의회 동의가 필요한 사안인데다 공군과의 역할 구분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골드파인 공군참모총장은 지난해 의회 청문회에서 우주군 창설과 관련해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민주당의 빌 넬슨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다행히 대통령은 의회 없이 (우주군을 창설)할 수 없다. 지금은 공군을 갈라놓을 때가 아니다. 너무 많은 중대한 임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미국이 지난 1967년 유엔에서 결의한 ‘세계우주조약’ 회원국이라는 점도 우주군 창설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이 조약에는 우주에 대량살상무기 배치를 금지하며 달과 다른 천체를 평화적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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