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19일 ‘덕수궁 광명문 제자리 찾기’ 기공식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일제에 의해 변형, 왜곡된 덕수궁의 제 모습을 찾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덕수궁은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후 경술국치인 1910년까지 13년간 대한제국의 궁궐로 사용한 곳으로, 당시는 중명전과 옛 경기여고가 있던 자리까지 포함된 넓은 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919년 고종이 승하하면서 덕수궁의 궁역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잘려나가고, 궁궐의 전각들은 훼철(毁撤)되었다.
1920년대에는 현재의 덕수궁과 미국대사관 사이에 담장 길이 조성되어 덕수궁이 둘로 쪼개지게 됐다. 조선왕조의 근원인 선원전 영역은 총독의 손에 넘어가 조선저축은행 등에 매각되었으며, 선원전은 헐려 창덕궁으로 옮겨졌다. 또 덕수궁 중심영역의 공원화 계획으로 돈덕전마저 헐려나가고 함녕전의 정문이었던 광명문도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유물을 보관하는 전시관으로 변해버렸다. 이에 문화재청은 1919년 고종의 승하 이후 제 모습을 잃어버린 덕수궁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자 덕수궁 복원사업을 추진하여 광명문, 돈덕전, 선원전의 원형을 연구하여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 나갈 계획이다.
광명문 이전은 덕수궁 복원 사업 첫 단계다. 일제강점기에 옮겨진 광명문을 제자리로 이전하기 위해서 문화재청은 2016년 원래 자리를 발굴한 결과 광명문과 배치형태가 같은 건물지 1동을 확인하였다. 건물지는 12기의 적심시설을 가진 정면 3칸, 옆면 2칸의 건물지로, 경운궁(덕수궁의 옛 이름) 중건 배치도(1910년) 상의 광명문지와 그 위치와 배치상태 그리고 평면형태가 같은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발굴결과를 토대로 실제 이전을 위한 실시설계도를 완료했다. 광명문 제자리 찾기 공사는 19일 기공식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한편, 광명문 내부에 보관되어있는 유물들은 올해 안으로 보존처리를 할 예정이다. 창경궁 자격루(국보 제229호)와 신기전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대전)로 옮겨 보존처리하고, 흥천사명동종(보물 제1460호)은 부피와 중량을 고려하여 경복궁 궐내각사지에 임시 처리장을 만들어 보존처리할 예정이다. 보존 처리를 마치면 자격루와 신기전은 국립고궁박물관으로, 흥천사명동종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마땅한 장소를 검토하여 이전 설치한다.
문화재청은 2038년까지 3단계에 걸쳐 진전(眞殿)인 선원전(璿源殿), 빈전(殯殿)으로 사용되던 흥덕전, 혼전(魂殿)인 흥복전 등 주요 전각과 부속건물(54동), 배후림(상림원), 궁장(宮牆) 등을 복원해 나갈 예정이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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