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인구는 우리나라의 6분의1 수준인 850만여명에 불과하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2.5배인 8만7,000달러에 달한다. 바이오·제약과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지난 2016년 1·4분기 기준으로 스위스 총수출의 46%를 의약품 등 화학 분야 수출이 차지한다. 바이오·제약산업이 국가의 주요한 성장동력으로 자리했다는 의미다.
스위스에서 보듯 신약개발로 대표되는 바이오·제약산업은 국가 성장을 책임지는 산업적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바이오·제약산업이 향후 미래를 밝힐 신성장동력이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낼 전략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 중에서도 의약품·의료기기 제품개발에 소요되는 기간·비용의 비중이 가장 높은 임상시험에 주목할 만하다. 임상시험은 특히 일자리 창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제약산업 취업유발계수는 19.2명이며 고용유발계수는 16.7명이다. 이는 전 산업 평균(취업유발계수 12.9명, 고용유발계수 8.7명)에 비해 월등히 높다. 또 최근 발표된 미국 노동통계국의 직업전망서는 오는 2026년까지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바이오 분야 유망직종 1위로 의료기술자·임상시험 분야 종사자를 꼽았다.
임상시험은 연구자 외에도 연구간호사·임상시험코디네이터·임상시험모니터요원·의학통계학자·데이터관리자·품질보증점검자·정부규제전문가 등 다양하고 많은 인력이 힘을 합쳐 이뤄지는 작업이다. 윤리적·과학적으로 올바르고 효율적인 임상시험을 위해서는 환자·제약사·병원뿐 아니라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임상시험수탁기관(CRO)·임상시험실시지원기관(SMO) 등 다양한 기관의 협력도 필요하다. 기계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고부가가치 노동집약적 산업인 것이다.
국내 임상시험 분야도 국가적 지원에 힘입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지역임상시험센터와 임상시험 글로벌선도센터 등이 정부 지원으로 속속 생겨났고 이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세계 6위의 임상시험 국가로 발돋움했다. 앞으로도 임상시험이 바이오·제약산업의 성장과 함께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성장동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희망의 열쇠가 될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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