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난민기구(UNHCR)가 연례보고서에서 지난해 전세계 난민과 국내 실향민 수가 6,85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1년 전 6,560만명보다 300만명 가까이 늘었고, 10년 전 4,270만명과 비교했을 때 50% 증가한 규모다. 국제 분쟁이 확산한데다 글로벌 빈부 격차가 심해지면서 경제 난민까지 더해져 증가 폭이 훨씬 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난민·실향민 수는 태국의 인구와 맞먹는다. 전 세계 인구 110명당 1명이 강제로 삶의 터전을 떠났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최고 대표는 “국가와 지역 공동체들이 난민·강제 이주자 문제를 혼자 감당하지 않아도 되게 새롭고 더 포괄적인 문제 해결방식을 찾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라고 말했다.
난민·실향민의 70%는 시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소말리아 등 분쟁이 지속하고 있는 10개 나라 출신이었다. 그란디 대표는 “10개국 중 적어도 몇 개 나라에서만이라도 분쟁을 해결한다면 난민, 실향민 수는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정치적 해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1,620만명이 새로 삶의 터전을 잃고 떠도는 삶을 살게 됐다면서 매일 4만4,500명, 2초당 1명꼴로 난민과 실향민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실향민이 된 사람은 4,000만명으로 전년보다 30만명 정도 줄었다. 이들은 대부분 시리아, 민주콩고 등 분쟁 지역 출신이다. 2,540만명은 난민으로 분류됐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어린이들이었다.
국가별로는 내전이 만 7년을 넘긴 시리아에서 630만명이 전쟁을 피해 나라 밖으로 빠져나가 난민이 됐고 620만명은 국내에서 실향민이 됐다. 아프가니스탄도 전년보다 5% 늘어난 260만명이 난민이 됐다. 아프리카 분쟁국인 남수단은 난민 수가 지난해 140만명에서 240만명으로 심하게 증가했다.
그란디 대표는 “남수단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정부도 반군도 국민이 처한 절박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미얀마군의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 등으로 빠져나온 로힝야족 난민 수도 120만명에 이르렀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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