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70년 가까이 묵은 전쟁을, 그것도 금년 안에 종식시키고 새로운 평화의 역사를 만들겠다는 두 (남북) 정상의 의지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19일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열린 대화문화아카데미 대화모임 사전 발제문을 통해 “점진적, 중장기적 접근에 길들여져 온 우리에게 이 두 정상의 의기투합은 참으로 사변적인 발상 전환”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특보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문에 명문화한 것은 획기적이었다”라면서 “이번 회담에 임하는 김 위원장의 정책적 행보 또한 충분히 실용적이었고 현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번 선언문에 포함된 합의 사항들은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구속력을 가질 것”이라면서 “주요 회담과 행사 날짜를 매우 구체적으로 선언문에 박은 것도 과거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사실 이번 정상회담의 기획·연출자는 김 위원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판문점 정상회담의 성공 요인으로 김 위원장의 ‘전략적 결단’을 첫손에 꼽았다.
그는 “핵무기를 포기하면서까지도 경제 발전을 추진한다는 김 위원장 결단과 의지가 정상회담을 가능케 했다”라며 “문 대통령의 진정성, 성실성, 열린 마음, 관계개선 의지도 주효했고 트럼프 대통령 이중전략도 절묘하게 먹혀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과연 핵을 포기하겠느냐는 우려에는 “한·미 모두 북한의 살라미(salami) 전술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면서 “북한이 그런 전술을 추구한다면 (중략) 이는 분명히 군사 행동과 전쟁 가능성을 키우면서 또 다른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가능성을 인지,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고 북한은 이러한 과거의 관행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 특보의 발제문은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작성됐다.
‘정상회담과 평화체제의 길’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문 특보 외에도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 등 학계, 시민사회 원로 30여 명이 참석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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