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입국 부모에게서 자녀를 떼어놓는 ‘무관용 정책’에 대한 거센 비판에 직면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의 이민정책을 콕 집어 비판하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공격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유럽 국가들의 이민정책을 비판하며 “유럽에서 이민으로 벌어지는 일들이 우리에게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독일을 지목하며 “이민이 이미 허약한 베를린 연정을 흔들어 독일 국민은 리더십에 등을 돌리고 있고 독일에서 범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메르켈 총리를 겨냥했다.
외신들은 메르켈 총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이 자국에서 들끓고 있는 ‘밀입국자 부모·자녀 격리’ 정책에 대한 반감을 잠재우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간 상호 경멸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일이지만 이번 트윗은 새로운 바닥을 보여줬다”며 “곤경에 처한 메르켈 총리를 흔들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트럼프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에 대해 전례 없는 공격을 개시했다”고 평가했다. 본대학교 교수이자 전 미국 외교관이었던 제임스 빈더나겔은 “메르켈 총리 개인을 상대로 한 직접적인 공격”이라며 “동맹국의 정권교체에 나서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한편 국내외 비판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바닥을 기던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북미 정상회담의 후광을 업고 지난해 취임 직후 역대 최고 수준을 회복했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주 성인 남녀 1,500명을 상대로 한 주간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45%를 기록했다. 갤럽은 “북미 정상회담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수십년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실업률도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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