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될 경우 남북러 3각 협력 중 가장 빠르게 시작될 수 있는 것은 철도·가스·전기”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국빈 방문을 하루 앞두고 러시아 타스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철도는 남북에서 러시아 시베리아와 연결이 되면 한국에서 유럽까지 철도를 통한 물류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의 궁극적인 그림도 설명했다. 그는 “남북 간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중장기적으로는 동북아 전체의 다자 평화안보 협력체제로 발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1·2차 세계대전을 겪었지만 지금은 유럽연합(EU)으로 평화를 구축한 유럽과 같은 모델을 동북아에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높게 평가하며 당부의 말도 이어갔다. 그는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고 미국은 북한의 안전보장을 약속했다. 남은 과제는 훌륭한 합의를 완전하고 신속하게 실천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더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고 미국은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들을 신속하게 제시하면서 함께 실천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한러 양국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가스와 철도, 항만, 전력, 북극 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분야 등 ‘9개의 다리’를 놓아 양국 경제협력을 증진한다는 ‘나인브릿지’ 구상을 언급하며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이와 관련한 행동계획에 양국이 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실)은 문 대통령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초청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방러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방경제포럼 등을 계기 삼아 러시아를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사상 첫 남북러 3자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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