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케어는 20일 식용 목적으로 개를 죽인 사건에 대해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인 행위’로 유죄를 선고한 첫 판결이 나왔다고 밝혔다.
케어에 따르면 부천에 있는 개농장 주인 A씨는 지난해 10월 10일 개를 전기충격으로 죽인 혐의(동물보호법 위반) 등으로 기소됐다. 인천지법 부천지원은 지난 4월 16일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식용 목적으로 개를 죽인 A씨에 대해 동물보호법상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적용해 유죄를 선고했으며, 이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나온 판결인 것으로 전해진다.
동물보호법은 농림축산식품부령에 따라 사람의 생명·신체·재산에 대한 직접적 위협 혹은 피해가 있을 때나, 어떤 동물을 다른 동물의 먹이로 부득이하게 사용해야 할 때를 제외하면 동물을 죽일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케어는 “그간 식용 목적 개 도살 행위에 대해 법원은 동물보호법상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혹은 ‘공개된 장소나 같은 종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로만 처벌해왔다”면서 “이는 불법 도축장에서 은밀히 이뤄지는 개 도살을 막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개 도살이 동물보호법상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이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관련 증거와 해당 조문을 적시하며 고발을 진행해왔고, 드디어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며 법원의 입장을 환영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란시장 등의 개 도살 상인의 같은 범죄에 대해 똑같이 고발했으나 수원지검 성남지청 등 다른 검찰청에서는 불기소처분을 내렸다”면서 검찰은 불기소 사건의 항고에 부천 사례처럼 적극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케어는 ‘와치 독’이라는 감시단 프로젝트를 발동해 전국의 개 농장과 개 도살 시설을 찾아내서 위법 행위를 관할 관청에 동시다발적으로 고발할 것이며, 개 식용 금지법이 통과되는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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