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에 수십만명의 조선인 노동자들이 일본으로 끌려가 강제노역을 당했지만 그 실상은 대부분 피해자 증언을 통해 추정할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강제노역자 명부와 모집·이동과정에서의 서류 등이 발견돼 조선인 강제동원 진상을 규명하는 데 한발 다가서게 됐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재일동포 고(故) 김광렬씨가 수집한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을 공개한다고 21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1943년 일본으로 건너가 후쿠오카 지역에서 생활하며 40여년 동안 일본 3대 탄광 지역이자 대표적인 조선인 강제동원 지역인 지쿠호 지역을 중심으로 조선인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을 수집한 인물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기록물은 일제강점기 때 강제동원된 조선인 관련 문서와 사진·도면 등 2,000여권이다.
건강보험대장·근로자명부·화장인가증 등 조선인 관련 명부들이 있어 이들의 강제동원 진상규명이 가능하게 됐다. 명부 가운데 ‘아소산업 건강보험대장’에는 탄광과 시멘트공장에서 일한 조선인 성명과 생년월일, 보험기호, 보험 취득·상실일까지 포함돼 있다. 후쿠오카에 있는 ‘가이지마 오노우라 탄광 근로자 명부’에도 피징용자 이름과 생년월일·원적 등이 들어 있다.
또 후쿠오카 다가와군 가와사키 탄광의 조선인 노동자 동원 관련 원본 영수증 등이나 김씨가 직접 촬영한 군함도·다카시마 등 탄광 관련 사진도 눈길을 끈다. 국가기록원은 “기록물의 중요성을 고려해 올해 중 기본목록을 구축하는 등 이른 시일 안에 관련 기록물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사진제공=국가기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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