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가 공개한 ‘2017년 삶의 질’ 보고서의 ‘초미세먼지 노출도’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초미세먼지 노출도는 32.0㎍/㎥로 OECD 35개 회원국 중 가장 높으 수치를 보였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해당 조사가 처음 실시된 1998년 이후 12차례나 1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미세먼지와 관련된 다양한 환경 문제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최근 지방선거 공약으로도 미세먼지와 관련된 내용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갈수록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살갗으로 느끼며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주거지를 자연 인근으로 옮기려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산림청은 ‘미세먼지 저감 및 품격 있는 도시를 위한 그린 인프라 구축방안’을 발표하며 “도시에 조성된 나무 1그루는 1년에 미세먼지 35.7g을 흡수하고, 1ha의 숲은 미세먼지 46kg를 포함한 대기오염 168kg를 저감한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다. 즉 도시숲이 도심보다 미세먼지는 평균 25.6%, 초미세먼지는 평균 40.9% 낮다는 것이다.
계절이 바뀌며 여름이 다가오자 실외온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는 공원은 더욱 인기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지난해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나무 그늘은 평균 4.5ºC, 가로수는 평균 2.3~2.7ºC의 온도 저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잎이 많은 키 큰 나무가 증산 작용을 활발히 해 기온을 낮추고 직사광선을 직접 차단하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이유다.
이에 공원을 품은 아파트 단지도 각광받고 있다. 지난 2월 경기도 용인시에서 분양된 ‘성복역 롯데캐슬 파크나인’은 1순위에서 39.4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타입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해당 단지는 주변으로 4개의 공원이 접해있어 호평을 받았다.
부동산 규제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아 틈새 투자처로 급부상 중인 상업시설도 공원을 품은 ‘공세권’이 인기다. 특히 공원 인근에 위치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내 상가는 입주민 뿐 아니라 공원 방문객들까지 유동인구 및 배후수요로 삼을 수 있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실제로 전남 여수시 웅천지구에서 분양된 ‘여수웅천꿈에그린더테라스 상업시설’은 여의도공원 약 1.5배 면적의 이순신공원과 맞붙어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단기간 완판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 건설사들도 공원 인근에 위치하거나 공원을 가기 위해 거쳐 가야 하는 길목에 들어서는 상업시설을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
롯데건설은 의정부시 의정부동 일대에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 단지내 상가’를 분양할 예정이다. 해당 상업시설 인근에는 의정부 직동공원과 사패산(북한산 국립공원)이 위치해 있다. 북한산 국립공원은 연평균 600만명이 찾는 국내 대표적인 국립공원이며, 여의도공원의 약 3배가 넘는 크기의 직동공원은 도시공원 특례사업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 해당 상업시설은 공원을 방문하기 위한 관문에 위치해 방문객들의 유연한 집객이 가능하다. 입주세대는 약 1,850세대이며 이외에도 아파트 및 빌라가 인접해 있어 배후수요도 풍부한 편이다.
GS건설은 경기도 광명시 광명역세권에 상업시설 ‘자이스트릿’을 분양한다. 해당 상업시설은 축구장 20개 크기의 새물, 새빛공원으로 이동하려면 지나쳐야 하는 길목에 위치한다. 이에 따라 사람들의 주기적인 접근과 상권 활성화가 비교적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정 수요로는 광명역 파크자이 1,2차 2,653세대가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호평동에는 단지내 독점 상가인 ‘두산 알프하임 북유럽 상점마을’이 들어설 예정이다. 아파트 세대수만 2,894세대로 인근에 기타 상업시설이 풍부하지 않아 해당 상업시설 입점시 고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원 가까이에 위치하는 상업시설은 평일 뿐 아니라 주말 나들이객까지 흡수 가능해 일주일 내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공원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우수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전하며 “공원 외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된 상업시설인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동호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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