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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발 제조업 쓰나미 이제 시작일 뿐이다

중국발(發) 국내 제조업의 위기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0일 서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가 하반기부터 경기 파주, 경북 구미의 생산·사무기술직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인력조정에 돌입한다고 한다. 규모는 수백명으로 공정개발 등 핵심인력까지 대상자로 거론된다니 상황이 심각한 모양이다. 회사 측이 인력감축에 나선 것은 중국의 물량 공세가 거세지면서 적자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한해 예상 적자만도 1조원에 이른다. 문제는 적자구조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업체들의 신규 공장 가동이 예정돼 있어 당분간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새 수익원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발 쓰나미에 노출돼 있는 우리 제조업은 스마트폰·반도체도 예외가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1~4월 휴대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나 줄었다.

특히 1·4분기 시장점유율의 경우 애플·화웨이·샤오미 등 경쟁업체들은 모두 높아지고 삼성전자만 낮아졌다. 유럽·아시아 지역에서는 저가전략을 내세우는 중국 업체들에 가격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어 우려스럽다. 반도체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중국 정부는 200조원이 넘는 국부펀드를 조성하는 등 반도체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세계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정상에 올라서야 한다”고 독려할 정도다.



대책을 빨리 세우지 않으면 반도체 역시 중국에 따라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조선·철강에 이어 디스플레이·스마트폰·반도체까지 주력산업이 모두 중국에 밀리게 생겼다. 정부는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수출 호조와 3% 성장에 안주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주력산업이 경쟁력을 강화해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고 혁신을 통해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 ‘규제 완화=대기업 특혜’라는 논리에 갇혀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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