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예상 적자만도 1조원에 이른다. 문제는 적자구조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업체들의 신규 공장 가동이 예정돼 있어 당분간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새 수익원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발 쓰나미에 노출돼 있는 우리 제조업은 스마트폰·반도체도 예외가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1~4월 휴대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나 줄었다.
특히 1·4분기 시장점유율의 경우 애플·화웨이·샤오미 등 경쟁업체들은 모두 높아지고 삼성전자만 낮아졌다. 유럽·아시아 지역에서는 저가전략을 내세우는 중국 업체들에 가격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어 우려스럽다. 반도체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중국 정부는 200조원이 넘는 국부펀드를 조성하는 등 반도체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세계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정상에 올라서야 한다”고 독려할 정도다.
대책을 빨리 세우지 않으면 반도체 역시 중국에 따라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조선·철강에 이어 디스플레이·스마트폰·반도체까지 주력산업이 모두 중국에 밀리게 생겼다. 정부는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수출 호조와 3% 성장에 안주할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주력산업이 경쟁력을 강화해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고 혁신을 통해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 ‘규제 완화=대기업 특혜’라는 논리에 갇혀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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