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김주수 경북 의성군수의 ‘음주 뺑소니’ 수사에 외압을 넣고 자랑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김 의원은 상주·군위·의성·청송을 지역구로 둔 검사 출신 의원이다.
21일 한 인터넷 매체가 공개한 영상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014년 당시 의성군수 예비후보였던 김 군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2005년 우리 김주수 (농림부) 차관이 차관 그만두고 쓸쓸한 마음에 낮술 한잔하고 교통사고를 낸 적이 있다”며 “제가 검사 출신 아니냐. (검찰)총장님 앞에서는 감히 명함도 못 내밀지만 그 사건을 담당하는 검사에게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안동 출신인 담당 여검사에게 ‘우리 지역의 훌륭한 선배인데 좀 봐달라’고 하니 ‘우리 고향도 가까운데 벌금이나 세게 때리고 재판 안 받게 그냥 봐주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만약 그거 갖고 욕할 분은 본인, 자식, 남편이나 아내, 아버지나 엄마 중에 술 안 드시고 교통사고 절대 안 내고 그러고도 처벌 안 받을 수 있는 사람만 얘기하라”며 “(검찰)총장님도 음주운전 하시던데 뭐 그 정도를 가지고 시비 걸겠냐”며 음주운전을 두둔하기도 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교통사고는 2005년 8월 김 군수가 경기 화성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내 벌금 1,000만원을 부과받은 사건이다. 김 군수는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 0.154%의 상태로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에서 마주 오던 쏘나타 승용차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사고로 쏘나타 운전자와 동승자는 각각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
김 군수는 2004년 1월부터 9월까지 농림부 차관을 지내다 고등학교 선배로부터 현금 100만원을 받은 사건으로 차관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그는 음주 뺑소니 사고에도 불구하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의성군수에 당선됐다. 이번 6·13지방선거에서도 한국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했다.
김 의원 측은 김 군수 후보자 사무실에서 지역 국회의원으로 덕담을 한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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