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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한다더니 싸움만…아직도 정신 못차린 한국당

■골만 깊어진 의원총회

박성중 휴대폰 메모 논란 커지자

친박 "金 2선으로 후퇴" 총공세

金 "계파 갈등 용납 없다" 일축

마라톤 토론 벌였지만 결론 못내

김성태(왼쪽)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이날 의총에서 김 대행의 사퇴를 요구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박성중 휴대폰 메모’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계파 갈등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경고했지만 의원들은 콧방귀를 끼는 모습이다. 친박계는 ‘김성태 사퇴론’을 내세우며 비박계에 공세를 퍼부었다.

한국당은 21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김 대행의 혁신안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날 의총은 계파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당의 복잡한 상황을 보여주듯 마라톤 의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5시간 넘게 토론을 벌였지만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했다.

의원들은 박성중 의원의 메모에 대해 질타를 쏟아냈다. 지난 19일 초선 의원 모임에서 친박·비박계 간 계파 갈등을 연상하게 하는 박 의원의 휴대폰 메모가 노출됐다. 메모에는 ‘친박·비박 싸움 격화’ ‘세력화가 필요하다, 목을 친다’ 등이 적혀 있었다. 박 의원은 비공개로 진행되기 전에 자신의 메모에 대해 해명하려 했지만 의원들이 “비공개 때 얘기하라”며 반발했다. 비공개로 전환되자 친박계 의원들은 “당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박 의원을 출당 조치하고 당 윤리위원회에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박 의원에 대한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다. 언론에 일부러 흘렸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화살은 김 대행으로 향했다. 다수의 친박계 의원들은 김 대행에 대해 선거 참패는 물론 민심 이반의 책임이 큰 만큼 당 쇄신을 주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행 또한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박 의원 메모 사건에 김 대행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안 자체에 대한 불만 역시 상당했다. 한 초선 의원은 “당이 나아갈 노선과 진로에 대한 결정을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해야 하는데 권한대행이 하는 것이 적절하냐”며 “당이 패배한 이유가 대표의 독선과 독주인데 사전 논의 과정 없이 이렇게 결정하는 것은 또 다른 독선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행은 이에 대해 “당이 혼란에 빠지지 않고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쇄신과 변화를 통해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사퇴 주장을 일축했다.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탈당 주장도 나왔다. 지난 20일 친박계 어른인 서청원 의원이 탈당한 것처럼 김 의원도 탈당해 인적 청산의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 선거가 2년 뒤인 총선인데다 반발을 무릅쓰고 강행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하지 않아 인적 청산 작업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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