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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어게인 '2016 리우' 아즈텍 군단 넘어라

대표팀 공격진 이끄는 손흥민-황희찬

리우올림픽서 멕시코 1대0 제압

월드컵으로 무대 옮겨 리턴 매치

필승으로 16강 교두보 마련할까

2016년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독일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황희찬(오른쪽)이 흥겨운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왼쪽은 함께 기뻐하는 손흥민. /연합뉴스




‘네가 알던 나는 잊어라.’

24일 0시(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숙명의 90분을 함께 보낼 한국(FIFA 랭킹 57위)과 멕시코(15위)의 F조 2차전은 이 한 줄로 정리된다. 골이 없으면 이길 수 없는 축구이기에 공격진의 세기 대결은 당연히 최대 관전 포인트. 손흥민(26·토트넘)-황희찬(22·잘츠부르크) ‘손-황 듀오’와 멕시코 신성 이르빙 로사노(23·PSV에인트호번) 간 2년 만의 리턴매치 결과가 한국의 2018러시아월드컵 첫 승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 2016년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만났다. 결과는 한국의 1대0 승리. 이번 월드컵에 부상으로 낙마한 권창훈(디종)이 후반 31분 왼발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2승1무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고 멕시코는 독일에 이은 조 3위(1승1무1패)로 탈락했다. 2012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디펜딩 챔피언의 몰락이었다.



손흥민-황희찬은 풀타임으로 활약했으나 로사노는 퇴장의 쓰린 기억을 떠안았다. 후반 추가 시간에 황희찬을 밀어 넘어뜨려 두 번째 경고를 받은 것이다. 손-황 듀오는 짜릿했던 승리의 기억을 되살리려, 로사노는 브라질의 악몽을 떨치려 맞대결에 나선다.

이 셋에게는 2년간 많은 일이 있었다. 손흥민은 올림픽 직후 맞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두 번째 시즌에 14골을 넣으며 EPL 정상급 골잡이로 발돋움했고 그다음인 2017-2018시즌에도 12골로 토트넘 간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황희찬도 올림픽 경험을 발판 삼아 2016-2017시즌 오스트리아리그 12골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2골로 맹활약했다. 2017-2018시즌에는 부상으로 고전하는 가운데서도 UEFA 챔피언스리그 2골, 유로파리그 3골을 꽂았다.



로사노 /모스크바=로이터연합뉴스


올림픽 당시 멕시코리그 파추카 소속이던 로사노는 2017-2018시즌 네덜란드리그에 진출해 첫 시즌에 17골을 뽑으며 리그 득점 5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후반기에 주춤해 득점왕에는 실패했지만 그는 이번 월드컵 1차전에서 독일을 무너뜨리는 한 방으로 단숨에 대회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올 4월 ‘슈퍼 에이전트’ 미노 라이올라와 계약한 로사노는 벌써 바르셀로나·유벤투스·에버턴·비야레알·아스널·리버풀 등 유수 클럽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한국전에 기를 쓰고 임할 또 다른 이유다. 18세에 일찍 결혼한 로사노는 가족밖에 모르는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하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은 “2년 전 처음 그를 성인 대표팀에 소집했을 때 사람들은 그저 빠르기만 한 선수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두둔했는데 그래서 지금 활약이 더 뿌듯하다”고 말했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무게감이 완전히 다른 무대다. 당시 한국은 신태용 감독이 이끌었지만 멕시코 감독은 오소리오도 아니었다. 그러나 손-황 듀오와 로사노의 ‘사연 있는’ 재대결은 자꾸 리우올림픽을 떠오르게 한다. 손흥민의 팀 내 역할은 올림픽 때보다 오히려 더 크다. AFP통신은 22일 “한국이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치는 모하메드 살라(이집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해리 케인(잉글랜드)만큼이나 크다”며 “손흥민이 느끼는 부담감은 아마 이집트의 살라만이 알 것”이라고 했다. 팀 사정상 수비에 적극 가담해야 했고 받쳐주는 동료도 마땅치 않아 스웨덴전 슈팅 0개에 그쳤던 손흥민은 멕시코를 상대로 월드컵 두 번째 골에 도전한다. 그는 4년 전 월드컵 알제리전에서 데뷔골을 넣었다. 그때도 조별리그 2차전이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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