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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김희애 “인생의 첫 번째는 ‘하루에 충실하자’...생활이 더 심플한 편”

영화 ‘허스토리’서 문정숙 역 “연기는 자신감”

“하루에 충실..늘 몸과 마음을 단련시킨다 ”

시크릿 건강비법? “균형을 맞추고 사는 삶”

우아함의 대명사 김희애가 당당한 걸크러시 캐릭터로 돌아왔다. 영화 ‘허스토리’(감독 민규동)를 통해서다.

최근 ‘사라진 밤’ ‘밀회’ ‘미세스캅’ 등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그는 ‘허스토리’ 의 문정숙 역을 맡아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김희애는 ‘허스토리’에서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재판을 이끌어 가는 원고단장 문정숙 역을 맡아 어떤 시련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하고 당찬 매력을 선보인다.

배우 김희애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김희애는 ‘허스토리’ 출연에 관해 “처음부터 큰 사명감을 지녔던 것은 아니다.” 며 “영화가 민간인 사업가와 위안부 할머니들이 함께 이뤄낸 평범한 승리를 다룬다는 점에 끌렸다”고 밝혔다.

“어려운 시절을 보내셨던 할머님들이 일본 재판장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이 와 닿아 작품을 선택했어요. 또 제가 맡은 여사장 문정숙이 한 인간으로서 당당하게 선 모습, ‘여자니까’를 외치는 의 모습이 와 닿았죠. 그래서 좋았어요. 재판에서 일부 승소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기적 같은 일인데 영화로나마 뒤늦게 알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김희애는 “작품을 준비하고 몰입하다 보니 점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진심을 담은 연기 뿐이었다. 여기에 데뷔 이래 처음으로 도전한 부산 사투리뿐 아니라 일어를 완벽히 소화하며 연기 내공을 드러낸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진심으로 연기해 티끌만한 노력을 보태는 것이었어요. 최선을 다해서 진짜처럼 보여야 되니까요. 그래서 가장 문정숙 캐릭터에 맞게 머리도 커트 하고 안경도 끼고, 체중도 감독님이 한 10kg 정도 불렸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좀 찌웠어요. 그리고 사투리와 일어도 연습했어요. 최대한 언어의 억양에도 신경쓰고, 의상 등의 외모적인 것들을 최대한 거리감 없이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했던 게 가장 중점을 뒀던 것 같아요. ”

영화 ‘허스토리’ 포스터


1984년 영화 ‘스무해 첫째날’ 데뷔 이후 3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배우로서의 삶을 살아온 김희애. 그는 “배우가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이렇게 오래 배우로서 활동할지도 몰랐다”고 털어놨다. 스스로는 ‘어두운 시절이었다’고 밝히기도 한 그는 “지금의 제 자신에게 칭찬과 위로를 해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어릴 적엔 지금 이 나이에 계속 연기자 생활을 할 수 있을까 두려움 같은 것도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웃기죠. 이번 ‘허스토리’ 가 일생 일대 도전이었고, 보람도 있었는데, 사람이란 게 그 순간엔 불행히도 못 느끼죠. 지금도 절 드라마 ‘아들과 딸’ (1992)의 후남이로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당시엔 그렇게 귀한 작품인지 미처 깨닫지 못했어요. 시간이 지난 다음에 더 많이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제 배우 인생도 그런 것 같아요. 그런 깨달음들이 계속 뭔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우아함의 대명사’인 김희애와의 인터뷰는 맛깔스럽다기 보단, 정갈한 상차림처럼 단백한 맛이 묻어났다. 평상시엔 “우아함과는 거리가 먼 완전 반전 생활”이라며 입꼬리가 올라가는 기분 좋은 웃음을 보였다.



50대의 나이를 잊게 만드는 동안 미모를 자랑하는 김희애의 24시간, 365일이 궁금해졌다. 이에 대해 김희애는 “개인의 삶과 직업인의 삶의 균형이 잘 맞춰져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10년 20년을 내다보면서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것 보다 하루살이 인생을 살고 있어요. 호호. 하루에 할 것들이 있고, 그걸 충실해 해 내면, 하루 하루가 쌓여서 한 달이 되고 1년이 된다고 봐요. 그게 제 인생의 첫 번째 목표입니다. 인간 김희애의 인생이 있고, 그 뒤 연기자 김희애의 인생이 있다고 생각해요.”

김희애에게 주어진 하루 하루는 그냥 흘러가는 날들이 아니었다. 차곡 차곡 저축처럼 쌓이는 알토란 같은 ‘하루 하루’ 였다. 무엇보다 특별한 일 핑계로 평범한 하루가 갑자기 중단되지도 않는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했다.





“운동이든 공부든 일상의 하루를 매일매일 멈추지 않고 보내려고 해요. 마치 저축이 쌓이는 것 같아요. 하루도 빼놓지 않는 게 10년 20년 후의 나를 채우는거라 생각해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배우인데, 특별하지 않아요. 균형을 맞추고 사는 게 배우에겐 필요하다고 봐요. 배우라고 해서 늘 산 속에 있을 수 없고, 파티장에 있을 수 없어요. 평범하게 살아가다 계속 다른 일이 주어져요. 그랬을 때 그런 것도 해내고, 또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서 하루 하루를 보내야 해요. 저의 건강비법이라면 비법인 것 같아요. 저만의 느낌이지만 수면연장이 되는 거 같아요. ”

김희애는 “연기는 자신감”이란 지론도 밝혔다.

“‘툭’ 치면 바로 나와야 하는 게 연기에요. 자신감 없이 어떻게 연기를 해요? 그래서 일상의 균형을 맞추고 제 머리를, 또 제 몸을 운동하고자 해요.”

김희애의 건강비법은 매일 아침 5시부터 시작하는 운동에 있었다.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2시간 동안 실내 사이클을 타요. 스트레칭과 스쿼트, 걷기도 병행하죠. 몸에 익을 정도로 습관이 되니까 이젠 힘들지도 않아요. 오히려 안 하면 하루가 제대로 시작되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랄까”라고 밝혔다.

또한 소양을 쌓기 위해 운동 외에도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10년간 꾸준히 해오고 있다는 점이 자기관리 능력이 대단함을 엿보게 했다. 김희애는 대단한 공부는 아니라고 했다. 그는 “무식한 걸 매일 매일 확인하게 되는 겸손함과 치매 예방 차원에서 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그는 자신에게 주는 칭찬으로 10년을 이어왔다고 했다. “나태해지면 제 머리도 산뜻해지지 않더라고요. 제 식대로 숙제를 하는 것이에요. 숙제를 한 뒤엔 스스로를 칭찬해요. 그게 모여 10년이 되고 제 인생이 됐어요.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걸 하면서 일상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보내고 있어요.”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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