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자 여의도 국회의사당 기본설계에 참여한 원로 건축가 이광노가 2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1928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난 고인은 6.25 전쟁 중인 1951년 서울대 공대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이듬해 국군충혼탑, 유엔군 전우탑 설계 공모에서 쟁쟁한 건축가들을 누르고 잇달아 당선되면서 청년건축가로 주목받았다.
고인은 1954년 도미, 뉴욕 건축설계사무소 이오 밍 페이(I.M.PEI)에서 2년간 서양 건축을 익혔다. 이후 귀국한 고인은 아호를 딴 무애건축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서울시의회 의사당(1955), 삼성빌딩(1964), 서울대 의대 부속병원(1969), 영남대 본관(1976), 서울대 규장각 도서관(1985) 등 수많은 설계작품과 설계안을 남겼다.
1968년 국회의사당 설계 공모에도 김정수, 김중업과 함께 지명 건축가로 위촉돼 참여했다. 이들은 일반 공모 당선자인 안영배와 함께 다시 기본 설계안을 만들었으나, 국회와 청와대 간섭으로 대형 르네상스식 돔을 얹은 7층 건물이 완성됐다.
고인은 1956년부터 30여 년간 서울공대 건축학과 교수로 활동하면서 대한건축학회 회장, 1999 건축문화의 해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해 건축계 내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유명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고인의 외손녀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27일 오전 9시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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