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6일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유임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와중에 새로 출범시킬 혁신 비상대책위원회의 역할에 대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김 대행과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 의원들은 비대위가 인적청산을 등 혁신전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등 당내 상당수 의원들은 전당대회로 가기 위한 중간 역할로 존재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 대행은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한국당을 살려낼 칼을 드리고, 내 목부터 치라고 하겠다”며 “그 칼은 2020년도 총선 공천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칼”이라고 국회서 열린 비대위 구성 준비위 회의에서 발언했다. 비대위에 혁신 직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인적청산’의 전권을 주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한 것이다.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 역시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비대위원장의 조건에 대해 “새로운 인물로는 당 수습이 곤란하다”며 “당을 화합하고 조정하고,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을 장악할 수 있는 강력한 비대위원장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내 역학관계를 감안할 때 조기 전당대회를 실시하는 경우 중진의원 가운데 한 명이 당대표가 될 것이고, 국민들로부터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지적과 함께 혁신 작업은 물 건너갈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차기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당내 일부 중진 의원들과 친박계 의원들의 입장은 상반된다. 이들은 빠른 시일 내에 조기 전대를 열어 새로운 리더십을 확립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당내 상황을 감안할 때 비대위 구성은 불가피하다고 할지라도, 비대위는 조기 전대까지 가는 제한적 역할로 정의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전날 열린 초·재선 의원 모임에서도 친박 성향의 의원 상당수가 이 같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는 당권을 잡고 있는 김 대행 등 복당파 의원들이 ‘비대위라는 수단을 활용해 인적청산이라는 칼자루를 휘두르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경희인턴기자 crencia96@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