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로여는 수요일] 그

정희성作 (1945~)





저 벼락을 보았느냐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살던 그가

살았던 적이 없는 사람처럼 죽었다

저 꽃을 보았느냐, 결코 지지 않을 것처럼 붉던 꽃이 피었던 적이 없는 것처럼 졌다. 저 공룡을 보았느냐,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처럼 쿵쾅거리던 그들이 살았던 적이 없는 것처럼 사라졌다. 저 별을 보았느냐, 결코 꺼지지 않을 것처럼 밝던 별이 빛났던 적이 없는 것처럼 꺼졌다. 꽃이 열흘 붉고, 공룡이 삼백 년 살고, 별이 수억 년 빛난들 무한한 우주시간 속 모두 벼락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꽃은 피어서 꽃이었고, 공룡은 쿵쾅거려서 공룡이었고, 별은 빛나서 별이었다. 내일 가뭇없이 사라지더라도 우리는 오늘 더욱 우리가 되는 수밖에!

<시인 반칠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