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출신 미국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중앙유럽대학(CEU)이 결국 헝가리에 남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학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소로스를 ‘정적’으로 낙인 찍으면서 거취를 주목받아왔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CEU는 지난 23일 소로스를 포함한 이사들이 2019~2020년 대학원 과정 신입생을 뽑기로 했다고 밝혔다. CEU는 동유럽에서 미국식 경영 대학원이 있는 유일한 대학이다.
미국인이지만 헝가리 태생인 소로스는 열린사회재단(OSF)을 통해 헝가리에서 민주주의 이념을 전파하며 난민들을 돕는 시민단체들을 지원해왔다. 이에 오르반 총리는 소로스가 시민단체를 앞세워 헝가리에 난민을 유입시키고 유럽 기독교 문화를 훼손한다며 그를 국가의 적으로 규정하고 친정부 매체를 동원해 비판했다.
특히 헝가리 정부는 CEU를 겨냥해 본국에 캠퍼스가 없는 외국 대학은 인가를 불허하는 법을 만들었지만, 미국과의 관계를 우려해 시행은 미루고 있다. CEU는 미국 뉴욕주에 등록된 대학이지만 따로 미국에 캠퍼스는 없다. 이에 CEU는 오스트리아에서 캠퍼스를 운영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했었다.
리언 밧스타인 바드 칼리지 CEU 총장은 “헝가리 정부는 우리가 법을 준수하면 공정하게 대하겠다고 여러 번 말했다”며 “이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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