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26일(현지시간) 학교, 병원, 정부 건물에서 부르카, 니캅 등 얼굴을 가리는 이슬람 복장 착용을 금지하는 법을 승인했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전했다.
네덜란드 상원은 이날 정부 건물에서 부르카나 니캅을 착용하는 여성 이슬람 교도에게 벌금 400유로(약 52만원)를 부과하는 조치를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는 덴마크, 오스트리아, 프랑스, 벨기에, 불가리아에 이어 부르카, 니캅 등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금지한 유럽 국가 대열에 올랐다.
최근 유럽 각국에서는 반(反) 이민, 반(反) 이슬람교도 정서가 커지면서 이 같은 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번 금지 조치는 다른 유럽 국가에서 채택한 것만큼 광범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번 조치는 대중교통, 공공건물, 학교, 병원에서 적용되며 건강과 안전을 위한 복장에는 예외를 둔다. 또 기념, 문화 행사에서 부르카를 착용하는 여성도 면제되며, 병원에 있는 친척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도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얼굴 전체를 가리는 헬멧은 금지된다. 이번 조치는 네덜란드의 극우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PVV) 대표가 오랫동안 요구했던 사안이다. PVV는 무려 28개 당이 참여한 가운데 치러진 지난해 3월 총선에서 제2당이 된 정당이다.
빌더르스는 2013년 이러한 금지 조치를 처음 제안했고 2015년 중도 우파 성향의 집권 자유민주당(VVD) 소속 마르크 뤼터 총리가 이끄는 연정에서 정책으로 채택돼 2016년 하원에서 통과됐다. 네덜란드에서는 이슬람교 여성 150명 정도가 부르카를 착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FT는 전했다.
앞서 지난달 덴마크에서도 공공장소에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복장 착용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른바 ‘부르카 금지법안’이 의회를 통과해 오는 8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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