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와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건강 악화를 이유로 28일로 예정돼있던 재판을 미뤘다.
이 전 대통령을 변호하는 강훈 변호사는 27일 이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28일 속행공판의 기일변경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이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28일로 예정된 공판은 열리지 않는다.
강 변호사는 “오늘 접견을 가니 이 전 대통령께서 부축을 받아 나오는데 안색이 너무 창백하더라”며 “어디 불편하신지 물으니 ‘어제 점심부터 식사를 못 해 그런 모양’이라고만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께서는 일찍 (구치소로) 들어오는 한이 있어도 나가겠다고 했지만 그런 상태가 아닌 것 같았다”고 기일변경 신청을 한 이유를 소개했다.
강 변호사는 구치소 측에서도 의사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외부진료를 받는 게 좋겠다’고 했으나 이 전 대통령이 거부를 하면서 재판을 연기하는 쪽으로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첫 재판 이후에도 건강이 나빠 증거 조사 기일에 매번 출석하기 어렵다며 선별적 출석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재판부가 이를 거부하자 “건강이 허락하는 한 출석하고,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면 퇴정 허가 요청을 하겠다”고 밝힌 뒤 주 2회 열리는 재판에 모두 출석하고 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건강을 고려해 공판 진행 중에 수시로 휴식시간을 주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건강상태를 봐서 29일 열리는 공판도 변경을 신청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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