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인근 전통시장 상인의 반대로 5년째 표류 중인 롯데쇼핑(023530)의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안을 다시 부결했다. 시는 롯데가 제출한 기존 개발계획을 폐기하고 판매시설 비율을 축소한 새로운 안건으로 하반기에 심의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27일 열린 제9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상암택지개발지구 특별계획구역(I3, I4, I5)에 대한 세부 개발계획을 재심의한 결과 부결로 결정하되, 하반기에 신규안으로 재상정할 수 있도록 의견을 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시는 “지역상생협의, DMC역과의 통합개발을 반영한 광역적 도시관리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안건을 부결하되 신규 안건으로 재상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2013년 서울시로부터 DMC역 인근 부지 2만644㎡를 1,972억원에 사들여 백화점, 영화관, 대형마트 등이 포함된 복합쇼핑몰 건립을 추진했다. 그러나 망원시장 등 인근 상인들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5년간 인허가 결정이 미뤄졌다. 상암 롯데몰에 대한 서울시 심의는 2015년 7월과 12월, 지난달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그 사이 롯데는 지난해 4월 서울시를 상대로 결정을 빨리 내려달라며 법원에 ‘도시계획 심의 미이행에 따른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심의는 행정소송 과정에서 재판부의 조정 권고를 양측이 수용해 진행했다.
롯데는 사업이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인근 상인들에 협의안을 제시한 상태다. 당초 서울시로부터 사들인 3개 필지 전체에 복합쇼핑몰을 지을 예정이었으나 반대에 부딪히자 지난해 말 3개 필지 중 1곳에는 비상업시설인 오피스텔을 짓고 나머지 2개 필지를 통합해 쇼핑몰을 짓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하반기 중 상업시설을 축소한 변경안을 롯데로부터 제출받아 재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상암 롯데몰과 DMC역을 연계한 통합 개발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DMC역 구역 우선 개발사업자 역시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이곳에 판매·역무·문화 등 복합시설을 지을 예정이며 DMC역에서 내린 승객들이 맞은편 롯데몰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로 위로 연결 다리를 놓을 계획이다.
임창수 서울시 도시관리과장은 “개발계획 재입안 이후에도 인근 상인들과의 상생 협의를 계속 진행할 것”며 “올 하반기 중에는 이 지역에 대한 세부개발계획 방향이 구체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측도 “서울시에 변경 설계안을 되도록 빨리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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