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웹툰 사이트가 10대 청소년 웹툰 이용자에게 악영향이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웹툰 플랫폼 투믹스(대표 김성인)는 지난달 20일 강서구 영일고등학교에서 열린 축제를 찾은 10대 청소년 256명을 대상으로 불법 웹툰 인식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영일고 만화 동아리와 함께 진행한 이 설문조사에서 10대 청소년 10명 중 5명이 밤토끼 등 불법 웹툰 사이트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불법 웹툰 사이트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있다’는 응답자가 141명(55.1%)으로 나타났다. ‘밤토끼 등과 같은 사이트들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181명(70.7%)이 ‘알고 있다’고 답했다.
불법 웹툰 사이트 이용 경험이 있는 141명은 이용 빈도를 묻는 질문에 62명(44%)이 ‘매일’이라고 답했고 ‘주1~2회’가 47명(33.3%)로 뒤를 이었다. ‘주3~4회’와 ‘월 1회 이상’도 16명(11.3%)씩 나타났다. 또 이들 중 75명(48.7%)가 ‘친구’로부터 불법 웹툰 사이트를 알게 됐다고 답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접했다는 응답자도 58명(37.7%)로 나타났다.
불법 웹툰 사이트를 이용하는 이유(중복 답변)로는 ‘무료로 유료 웹툰을 볼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168명(54.2%)로 가장 많았고, ‘성인 인증 없이 성인 웹툰을 볼 수 있어서’라는 응답이 120명(38.7%)로 나타났다. 청소년 보호 장치가 있는 정식 서비스 업체와 다르게 불법 웹툰 사이트는 아무런 보호 장치가 없어 무분별하게 성인 콘텐츠가 노출된다. 조사 결과 실제 이런 이유로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불법 웹툰 사이트가 사회적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웹툰 분석 전문지 웹툰 인사이트 이세인 대표는 “불법 웹툰 사이트 내부는 대부분 성인용품, 성인채팅, 불법도박 광고로 채워져 있다. 최근 청소년 불법 도박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불법 웹툰 사이트들이 유입 경로로 이용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불법 웹툰 사이트가 폐쇄되면 투믹스 등 정식 웹툰 플랫폼에서 웹툰을 구매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162명(63.3%)이 ‘없다’라고 응답했고 ‘있다’라는 응답자가 68명(26.6%)에 불과했다. 대다수의 청소년들이 이미 불법 웹툰 사이트 이용에 익숙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웹툰인사이트에 따르면 밤토끼 사이트 한 곳이 끼친 웹툰 업계 실질 피해 규모는 약 1,897억원(실 피해규모 추산은 총 피해규모의 10%로 산정)에 이른다. 지난달 24일 최대 규모 불법 웹툰 사이트인 ‘밤토끼’ 운영자 검거 이후 웹툰 업계가 성장세 회복을 기대했으나 유사 불법 사이트가 활개를 치고 있는 실정이다.
투믹스 김성인 대표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제2의 한류 콘텐츠라 불리우는 웹툰 소비 문화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라며 “불법 웹툰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모두에게 돌아올 것이다. 세계를 뒤흔들 웹툰이 탄생할 수 있도록 올바른 소비 문화 정착을 모두가 함께 해주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서영준기자 syj487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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